“형편 어려워서” 4년간 자녀 학교에 안보낸 친부 ‘덜미’

“형편 어려워서” 4년간 자녀 학교에 안보낸 친부 ‘덜미’

입력 2016-01-30 13:36
수정 2016-01-30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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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형편을 이유로 10대 자녀를 4년간 학교에 보내지 않은 아버지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평택경찰서는 아동복지법상 교육적 방임 혐의로 박모(55)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30일 밝혔다.

박씨는 2012년 10월부터 최근까지 딸 A(13)양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홈스쿨링 등 적절한 교육을 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교육적 방임은 아동을 학교에 보내지 않거나 아동 무단결석을 허용하는 행위 등을 일컫는 말로 아동복지법 17조 6항이 금지한 학대의 한 유형이다.

일용직에 종사하며 생계를 꾸린 박씨는 충남, 경기도 등을 전전하며 딸과 단둘이 살다가 2012년 10월 다른 일자리를 찾아 제주도로 이사 갔다.

A양은 제주도로 가기 전 평택 소재 재학한 초등학교 반 친구들에게 “아버지와 함께 제주도로 이사 간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에서도 일용직 노동일을 한 박씨는 “경제적 사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딸을 제주도내 학교에 보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에 다니지 않고 홈스쿨링도 하지 않던 A양은 외부와 단절된 채 주로 집에서 컴퓨터 게임을 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박씨는 검거 당시 딸과 여인숙에 머무르던 상태로 제주도에서 이곳저곳 옮겨다니는 등 안정된 주거 생활을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A양에 대한 박씨의 신체적 학대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A양에게서 “학교에 다니고 싶다”는 의사를 확인하고 A양을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인계했다.

교육당국은 지난 29일 전국 장기결석 초등학생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전체 287명 가운데 소재가 파악되지 않은 4명 중 3명은 범죄 혐의로 수배 중인 부모와 함께 이동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수배중인 박씨가 제주도에서 다른 일용직 직원들의 임금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최근 고소당한 사실을 확인하고 소재를 파악해 검거했다”며 “A양의 친모는 오래전 연락이 끊겨 행방을 알 수 없어 친부인 박씨만 입건 조치했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 교육당국과 경찰에 따르면 30일 기준으로 7일 이상 장기결석 초등학생은 82명이다. 이 중 79명의 소재가 확인된 상태며, 사망 2명과 생사 확인 중인 학생 1명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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