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종로·강남 옥상에 벌 산다…전국 도심 양봉 바람

명동·종로·강남 옥상에 벌 산다…전국 도심 양봉 바람

입력 2016-03-14 08:49
수정 2016-03-14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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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 먹고, 환경에 좋고”…수원·대전·대구·창원까지

“멀리 나가지 않고 도시에서 첨가물 없는 천연 벌꿀을 직접 수확할 수 있으니 좋잖아요. 건강도 챙기고 재테크도 되니 도시 양봉이 늘지요.”

한국양봉협회 경기도지회 김선희 사무국장의 설명이다.

따뜻하고 고온 건조한 도시는 꿀벌을 기르기 좋은 환경이다.

믿고 먹을 수 있는 천연 벌꿀을 직접 생산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 단순한 취미 생활을 넘어 부업으로 소득 창출에도 도움이 된다.

벌꿀 수확은 꽃이 피는 개화기에 맞춰져 있다. 5월 말부터는 벚꽃 꿀, 6월 중순엔 아카시아 꿀, 7월 말∼8월 초 밤꿀, 7월 중순 잡화 꿀이 수확된다.

서울에서는 지난해 21곳(186통)에서 양봉이 이뤄졌고 올해는 27곳(310통)으로 늘었다.

양봉 규모가 커진 것은 그만큼 도시 환경이 좋아지고 꿀을 만들 수 있는 꽃나무 등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서울시는 설명한다.

지난해는 서울 명동 유네스코회관 옥상, 노들섬, 양재역 인근 건물 옥상 등에 양봉장이 들어섰다. 올해는 종로구 행촌동 희망텃밭 일대와 강서구 개화산 일대 등에서도 양봉 체험교육과 판매 목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벌통 한 통 당 꿀 생산량은 10∼15㎏ 정도. 양봉 전업농은 많으면 한 통에 45㎏까지 수확한다고 양봉협회는 추산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도심 양봉은 도시 환경이 어떤지 알 수 있는 가늠자 역할을 해서 선진국에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도심 양봉의 장점은 농약이 전혀 없는 꽃으로부터 꿀을 얻고 설탕 등의 첨가물을 꿀에 넣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했다.

대전시는 2013년부터 도시양봉장을 운영, 첫해에 시청 옥상에 벌통 5군(1군은 일벌 1만∼5만 마리)을 설치하고 꿀 165㎏을 생산했다.

지난해는 시청 옥상, 옛 충남도청사, 대전인재개발원, 대전농업기술센터, 동부평생교육문화센터, 충남대 농업생명과학대학,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7곳에서 양봉장을 운영했다.

이곳에서 천연 벌꿀 445㎏을 수확해 홀로 사는 노인 등 소외계층을 위해 푸드뱅크 등에 기증했다.

인천 부평구는 지난해 3월 구청 옥상에 벌통 6개를 설치해 도심 양봉장을 운영하면서 인근 원적산, 굴포천변의 화초류에서 꿀 60여㎏을 수확했다. 이 꿀은 부평구를 방문한 손님들에게 선물로 줬다.

대구 지역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양봉농가 362곳 중 절반이 넘는 133곳이 팔공산, 비슬산 등을 끼고 있는 동구(56곳)와 달성군(77곳) 두 곳에 몰려 있다.

대구시는 많은 시민이 양봉을 체험할 수 있도록 도심 주변 양봉농가에 체험장을 만드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경남도는 지난해 5월 한 달 간 도청 신관 2층 옥상에 양봉장을 시범적으로 운영해 아카시아 꿀 110㎏을 수확했다.

채취한 꿀은 직원 상대로 한 시식회와 홍보용 소포장으로 직원과 시민에게 나눠줬다.

강원 춘천에서는 지난해 북한 이탈 청년들과 남한 대학생들이 함께 소규모 도시양봉 프로젝트를 했다.

북한 이탈 청년의 학업과 취업을 돕는 대안학교 ‘두드림 아카데미’ 소속 탈북 청년 5명과 강원대학교 사회공헌 동아리 학생 5명이 석사동의 한 산자락에 버려진 농가 창고에서 양봉사업을 했다.

3월 말부터 두 달간 약 200㎏의 꿀을 생산해 후원자들에게 선물하고 남은 꿀은 판매해 수익금으로 남북 청소년들 간 문화행사를 열기도 했다.

노령화 추세에 따라 양봉에 관심을 두는 사람도 늘고 있다.

한국양봉협회 경기도지회는 “양봉하는 사람이 경기도에 2천여 명인데 5년 전에 비해 20∼30% 늘었다”며 “건강한 먹거리를 얻고 노령화와 정년에 미리 준비하자는 차원에서 남녀노소 누구나 할 수 있는 양봉을 선택하는 사람이 많다”고 설명했다.

경기도에 따르면 대도시권 양봉인구는 수원 41농가, 성남 41농가, 부천 15농가, 안양 20농가, 의정부 55농가, 남양주 80농가 등이다.

이런 추세에 맞춰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부터 양봉사육 체험을 희망하는 도시민을 대상으로 교육·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도시양봉사업을 추진한다.

25개 시군구 지역 내 선도양봉농가를 선정해 도시민 500명을 대상으로 5개월간 벌 관리, 벌꿀 생산방법 등에 대한 교육과 체험을 돕고 관련 경비를 지원한다.

이런 이점에도 도시 양봉이 위험하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양봉협회 관계자는 “주택가와 거리를 두고 야산과 가까운 곳에 도시 양봉장을 운영하면 좋다”며 “꿀벌은 먼저 공격하지 않으면 사람을 쏘는 일이 거의 없지만 화장품이나 사람의 채취 등 향기에 민감해 양봉할 때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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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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