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정비하다가 숨진 김모(19)군의 발인일인 9일 오전, 서울 광진구 화양동 건국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유족들이 고인의 영정을 따르며 슬퍼하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사고 초기 김씨 개인 과실로 책임을 떠넘긴 서울메트로의 모습에 장례 절차를 거부했던 유족은 사흘 전 어렵게 메트로의 사과와 합의를 받아들였다.
그간 수백명의 시민과 정치인, 시민활동가들이 다녀간 건국대병원 빈소였지만 이날 오전은 숨소리조차 내기 힘들 정도로 무겁고 엄숙한 분위기였다.
고인 영정의 눈 부분에는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검은 띠가 둘러져 있었다. 사진 속 교복 차림의 앳된 고인 모습이 참석자들의 마음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위패 옆에는 서울메트로가 사흘 전 발표한 공식 사과문이 놓여 고인의 넋을 달랬다.
발인 시간인 오전 10시가 되자 운구를 위해 친구들이 먼저 일어났고, 검은 상복 차림의 고인 부모도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장례식장 바깥에 대기하던 운구차 뒤로 고인이 누운 관이 모습을 드러내자 현장은 울음바다로 변했다. 고인 모친은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하다 바닥에 쓰러졌고, “가지마, 우리 아들”이라고 부르짖으며 통곡했다. 그간 억지로라도 감정을 억누르는 모습을 보여 왔던 고인 부친도 이날은 관을 붙잡고 오열했다.
김씨의 관은 화장장인 서초구 서울추모공원에 오전 11시30분쯤 도착했다. 화장 및 분골 후 유골이 안치될 납골 장소는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모친은 아들의 이름을 온 힘을 다해 부르고 또 부르며 마지막 길을 애통해 했다. 부친과 다른 유족도 “이렇게 가면 안 된다”며 주저앉아 한참을 통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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