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지 곳곳에 ‘동물판 고려장’

피서지 곳곳에 ‘동물판 고려장’

조한종 기자
입력 2016-08-09 22:54
수정 2016-08-09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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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라더니… 여름철 반려동물 유기 2배

휴가철 피서지에서 개와 고양이 등 애완동물이 버려지고 있다. 전국 유기동물보호소들은 여름 휴가철 전후로 평소보다 최대 50% 가까이 유기동물이 늘어나 유지·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9일 밝혔다. 유기동물은 개와 고양이 외에 토끼, 앵무새, 햄스터, 염소까지 다양하다.

특히 관광지와 피서지 근처 유기동물보호소가 붐볐는데, 지방정부에서 애완동물 등록제를 시행하면서 법적 규제를 피해 시·도 경계를 넘은 것으로 분석되기도 했다.

●10일 지나면 50% 이상 안락사

강원 강릉시 성산면에 있는 유기동물보호소는 올 5월 23마리였지만, 피서가 시작된 6월에는 49마리로 두 배 이상 늘었다. 7월에는 유기동물이 40마리가 새로 생겼다. 이 보호소의 적정수용 개체 수는 40마리이다. 서해안 최대 피서지인 대천해수욕장 근처의 충남 보령시임시동물보호소는 유기견이 평소에는 매월 8~10마리 수준이지만, 피서철인 6~7월에는 한 달에 21마리씩 들어온다. 김연응 보령시 주무관은 “유기견은 주로 시추”라고 했다.

부주의로 잠시 길을 잃은 동물들도 없진 않다. 창원유기동물보호소는 “날씨가 더워 주민들이 방이나 집 대문을 열어 놓았다가 잃어버리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는 예외다. 피서객들이 나이 들고 병들었다는 이유로, 또는 귀찮다며 낯선 휴양지에다 집에 찾아오지 못하도록 애완동물을 버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유기 장소가 한적한 해변과 계곡, 폐쇄회로(CC)TV가 없는 인적이 드문 시골길 등인 이유다. 애완동물들은 유기된지도 모르고 무작정 주인을 찾아 떠돌다 로드킬을 당하는 사례도 있다.

정병윤 강릉시 유기동물보호소 관리팀장은 “주인에게 돌아가는 애완동물은 20% 안팎이고 새 주인을 찾아 분양되는 경우도 30%에 불과하다”고 했다. 10일이 지나도 주인이 나서지 않으면 50% 이상 유기동물은 안락사 처리된다.

●도시도 휴가 앞둔 6월 유기 최다

도시의 애완동물도 피서철이 재앙이다. 지난해 서울시 유기동물 구호 현황을 살펴보면 2월에는 유기동물 숫자가 458마리로 가장 적었고, 휴가철을 앞둔 6월 1046마리로 제일 많았다. 충북 청주도 6~7월에 252마리씩, 경남 창원시는 평소 45마리 수준에서 여름철에는 두 배가 넘는 약 100마리로 유기동물이 늘어난다. 그나마 반려동물 등록제도가 유기를 막고 있다. 서울시는 연간 1만 마리 이상 유기동물이 발생했으나 2014년 반려동물 등록제가 시행되면서 2014년에는 9551마리가 유기됐고, 지난해에도 8902마리로 줄었다.

1인 가구가 늘면서 반려동물도 늘고, 유기동물 역시 증가한다. 석성균 강원도 축산과장은 “지방정부들이 반려동물 등록제를 실시하고 유기동물 재입양을 장려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애완동물을 책임지고 키우려는 시민 의식의 변화다”라고 말했다.

강릉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보령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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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2016-08-1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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