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블로그] 자식 잃은 세월호 유가족, 이웃·가족 있기에 버텼다

[현장 블로그] 자식 잃은 세월호 유가족, 이웃·가족 있기에 버텼다

이성원 기자
입력 2016-08-28 22:20
수정 2016-08-29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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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회복 프로그램 개발 중요”

부모는 산에 묻고 자식은 가슴에 묻는다고 합니다. 자식의 죽음은 어떤 고통과도 바꿀 수 없다는 의미겠죠. 2014년 4월 16일 단원고 학생 246명이 부모의 가슴에 묻혔습니다. 이별의 과정은 너무나 끔찍했습니다. 어쩌지 못한 채 이를 지켜볼 수밖에 없던 부모, 그들의 충격은 더 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누가 이분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

조심스럽지만, 자식을 가슴에 묻은 부모의 마음을 해석한 논문이 나왔습니다. 정신보건간호사인 한양대 임상간호정보대학원 신명진(36)씨는 지난 1월 28일부터 4월 15일까지 세월호 유가족 부모 5명과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2014년 5월 11일부터 유가족들과 생사고락을 함께했던 터라 가능했던 인터뷰라고 합니다.

●2014년 5월부터 심층 인터뷰·논문

논문에서 고통의 과정을 시간 흐름에 따라 5단계로 구분합니다. 첫째는 ‘충격’입니다. 세월호 사고 소식을 접하고, 자녀가 주검으로 떠올랐을 때 유가족들은 멍한 상태가 지속됐다고 합니다. 아이의 얼굴이 계속 떠올랐고 못 감은 눈과 벌어진 입을 머릿속에서 지워 낼 수 없었다고 했습니다.

이어 ‘자책과 분노의 연속’ 상태가 왔습니다. 수백명을 구조하지 못한 정부에 대한 불신은 깊어지고 모든 것을 원망합니다. 가족 관계도 엉망이 되고, 아이에게 잘해 주지 못한 것만 떠올라 후회를 반복합니다. 세 번째로 ‘하루하루가 절망과 고통’인 시간을 맞습니다. 분향소에도 들어가기 싫고 ‘세월호’란 단어도 듣기 싫습니다. 벚꽃이 질 때면 아이 생각으로 힘들고 예상치 않은 세월호 낙인으로 상처도 받습니다.

네 번째는 ‘몸과 마음이 기억’하는 시간입니다. 2주기가 다가오자 그때의 슬픔과 고통을 몸이 먼저 기억하는 겁니다. 실제 한 유가족은 2주기가 다가오자 온 집안에 갯냄새가 진동한다고 말했습니다.

●“관계를 통한 회복이 애도의 핵심”

그래도 마지막 단계에서 부모들은 주변 사람과의 ‘관계’에서 버틸 힘을 찾았다고 합니다. 나를 이해해 주는 배우자가 있었고, 사회봉사를 통해 되레 위로를 받았답니다. 그래서 신씨는 “유가족의 애도를 돕는 것은 타인과의 관계 회복이 핵심”이라고 설명합니다. 이들에게 사회적 관계를 맺어 주는 회복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지역사회 공동체의 일원으로 끌어들이자는 거죠.

지금 4·16가족협의회 소속 유가족들은 다음달 30일까지인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의 기한을 늘려 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진상 규명을 제대로 해 달라는 겁니다. ‘예은이 아빠’ 유경근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무기한 단식 중입니다. 관계의 출발점인 ‘관심’이 무엇보다 절실한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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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2016-08-29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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