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 고교에 자료제출 요구 ‘날벼락’…교사들 업무과중 호소

대학들 고교에 자료제출 요구 ‘날벼락’…교사들 업무과중 호소

입력 2016-09-13 07:44
수정 2016-09-13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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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수시모집을 앞두고 일부 명문대가 일선 고등학교들에 갑작스럽게 학교정보를 요구해 진학 지도 교사들이 업무 과중을 호소하고 있다.

해당 대학은 공정한 입학사정을 위해 고교에 학교 교육과 관련된 기본정보를 요구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입장이지만, 교사들은 충분한 시간을 두지 않고 갑자기 추가정보를 요구하는 것은 편의주의적 발상이라며 불만을 보이고 있다.

13일 교육계에 따르면 고려대는 지난 9일 일선 고교에 학교소개서를 23일까지 제출해 달라는 협조요청 공문을 보냈다.

고려대가 고교들에 요구한 자료는 학교특성 소개서, 동아리운영현황 내역, 3개년 교내 시상 내역, 3개년 교육과정 편성표 등이다.

이처럼 학교정보 제출을 요구한 것은 학교의 전반적인 교육활동에 관한 정보를 수시모집 지원자 개개인의 역량과 적성 등을 평가하는 데 참고자료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학생이 제출하는 학교기록부(학생부)만으로는 지원자의 역량을 평가하는 데 한계가 있으므로 지원자가 다닌 고교가 어떤 학교인지 파악하기 위해 추가 자료 확보는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진학담당 교사들은 고려대가 충분한 시간을 주지 않고 갑작스럽게 많은 정보를 요구한다며 난감함을 토로하고 있다.

서울의 한 사립고 진학담당 교사는 “다른 대학들도 공통으로 요구하는 정보는 준비하는데 큰 문제는 없지만, 갑자기 지난 3년치 교내 시상내역 전체까지 요구해 난감하다”며 “관련 자료들을 하나하나 뒤져야 하는데 대입 일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요즘에는 특히 일손이 모자라 시작할 엄두가 안 난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특히 진학담당 교사들의 격앙된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고려대가) 갑자기 이렇게 많은 자료를 요구한 것은 대입에서 약자일 수밖에 없는 고교를 상대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갑질’을 한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심지어 자료제출을 거부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지적에 대해 고려대 측은 “지난 3년간 학생들이 교내에서 수상한 내역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 더욱 공정하게 입학전형을 하겠다는 취지”라며 각 고교에 대한 기본정보 확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고려대뿐 아니라 서울대, 한국외국어대, 건국대 등도 학교정보 제공 요청 공문을 최근 고교들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각 대학이 개별적으로 고교에 기본정보를 요구하면서 일선 고교에서는 한정된 수의 진학담당 교사들의 업무량이 급증하고 있다. 대학들의 작은 입시 방침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수험생과 진학담당 교사에 대한 배려가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충남지역 고교의 한 진학담당 교사는 “대학이 자료요구를 하기 전에 먼저 이 충분히 여유를 갖고 준비하도록 시간을 주는 등 배려를 했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시모집을 앞두고 혼란이 가중된 것은 교육부의 관련 예산 지원이 끊기면서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의 고교정보서비스가 중단된 탓도 크다.

고교정보서비스는 전국의 2천500여 고교가 대교협의 전산망에 학생 수와 교육현황, 특기사항 등 대입 관련 정보를 입력하면 각 대학이 전산으로 접근해 전형 자료로 활용하는 서비스였다.

그러나 예산 부족 등으로 이 서비스가 중단되면서 대교협으로부터의 자료제공을 받지 못하게 된 대학들이 올해 입시부터는 필요한 정보를 직접 고교들에 요구하고 있다.

대교협은 대학과 고교들이 불편을 호소함에 따라 시도교육청과 학교 알리미 등 사이트 등을 통해 고교 기본정보를 모아 대학 측에 보내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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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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