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 끼인 상태로 열차 3차례 급정거… 손 쓸 시간 없었을 듯

승객 끼인 상태로 열차 3차례 급정거… 손 쓸 시간 없었을 듯

유대근 기자
입력 2016-10-20 22:52
수정 2016-10-21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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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공항역 스크린도어 사망 사고 둘러싼 의문점들

출근하던 직장인 김모(36)씨의 목숨을 앗아간 ‘김포공항역 스크린도어 사고’의 경위·대처 등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사고 다음날인 20일 정윤영 서울도시철도공사(도철) 지도조사처장은 서울시청에서 언론 브리핑을 열었지만 석연치 않은 점은 여전히 많다. 도철의 설명과 경찰의 조사 내용을 토대로 사건을 둘러싼 3대 의문점과 이유, 해결책 등을 짚었다.

① 승객이 갇혔는데 기관사는 왜 몰랐나

첫 번째 의문점은 기관사가 사고를 인지하지 못한 이유다. 피해자 김씨는 열차 문과 스크린도어 사이 좁은 틈(28㎝)에 갇혔지만 기관사는 이를 모른 채 출발했다. 이에 대해 정 처장은 “스크린도어 센서의 기능에는 이상이 없었지만 스크린도어가 닫힌 뒤에는 애초 작동하지 않도록 설계돼 기관사에게 경고 신호를 보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도철이 운영하는 5~8호선 구간과 달리 서울메트로의 1~4호선 구간에는 스크린도어와 열차 문 사이 공간에도 센서가 있어 사람이 끼면 알 수 있다.

② 출입문 27초간 열렸는데 승객은 왜 못 빠져나왔나

열차 기관사는 사고 당시 “출입문을 열어 달라”는 한 남성 승객의 비상 인터폰을 받고 약 27초간 열차 출입문을 열었다고 했다. 만약 김씨가 출입문과 스크린도어 사이에 그대로 껴 있었다면 전동차 출입문이 열릴 때 객차 안으로 들어왔어야 한다. 게다가 당시 객차 안에는 승객 5~6명이 있어 김씨를 끌어내는 등 구조할 수 있었다는 추정도 가능하다.

경찰 관계자는 “끌어내기는 이미 늦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씨가 열차 문과 스크린도어 사이에 낀 뒤 열차는 3차례나 출발하려다 급정차했다. 그 과정에서 김씨가 스크린도어 깊숙한 곳으로 말려들어 갔을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열차는 당시 10m가량을 앞으로 이동했다.

또 승객들이 미처 손쓸 시간이 없었을 가능성도 크다. 도철 측은 이날 “한 차례 멈췄다가 재출발하려는 순간 승객으로부터 ‘문을 열어 달라’는 첫 인터폰이 와 11초간 정지했고 이후 다시 출발하려는데 또 인터폰이 와 16초를 멈췄다가 최종 출발했다”고 말했다. 즉, 애초 알려진 것처럼 27초간 내내 정차한 것이 아니라 탈출이나 구조의 시간이 촉박했을 수 있다.

③ 기관사는 스크린도어 진동을 알고도 직접 확인 못 했나

사고 당일 열차는 김포공항역에서 3차례나 출발하려다 멈칫했고 네 번째 만에 최종 출발했다. 도철 관계자는 “처음에는 얇은 물체가 문에 끼었다 빠진 듯한 신호가 감지돼 36㎝ 움직이다 자동으로 멈췄고 두 번째는 사고 스크린도어 앞쪽에 진동이 감지된 데다 승객 인터폰까지 와 섰다. 이후 승객 인터폰이 또 와 마지막 정차한 뒤 출발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 징후를 감지했는데도 열차 밖으로 나와 육안으로 확인하진 않은 이유에 대해 정 처장은 “기관사 운영 내규에는 ‘나와서 확인해야 한다고는 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는 도철의 1인 승무제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1~4호선 열차에 기관사와 차장 등 2명이 타는 것과 달리 5~8호선 구간은 기관사 혼자 탄다. 비상시 승객 안전 관리에 허점이 생길 수 있다. 나열 도철 사장직무대행도 “현실적으로 기관사가 운전실을 떠나 현장에서 (문제를) 확인하긴 쉽지 않다”고 인정했다.

한편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김씨의 사인이 다발성 장기 손상이라는 1차 부검 결과를 경찰에 통보했다. 경찰은 이날 목격자 1명을 불러 조사한 데 이어 다른 목격자도 확보해 정확한 정황을 수사할 방침이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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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2016-10-21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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