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불꽃놀이, 대기질에 영향 줄까

에버랜드 불꽃놀이, 대기질에 영향 줄까

입력 2016-12-01 13:25
수정 2016-12-01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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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 주민 민원으로 6일간 6개 항목 대기오염 측정

중국 베이징시는 해마다 연초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중국의 설) 때만 되면 대규모 폭죽놀이의 영향으로 최악 수준의 심각한 스모그에 휩싸인다.

2월 8일 북경청년보(北京靑年報) 등에 따르면 폭죽놀이가 시작되기 전 낮 PM 2.5(지름 2.5㎛ 이하의 초미세 먼지) 농도 수치가 30㎍/㎥ 전후의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다가 폭죽놀이가 시작된 전날오후 8시를 전후해 급격히 나빠지기 시작해 밤 11시를 기준으로 서남부 지역의 PM 2.5 농도는 427㎍/㎥까지 치솟았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치(PM 2.5 농도 25㎍/㎥)의 17배 이상으로 최악 수준인 6급(매우 심각한<嚴重> 오염·301㎍/㎥ 이상)에 해당한다.

국내에서도 경기 용인시가 유명 놀이공원인 에버랜드에서 매일 터지는 폭죽이 대기질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는 조사를 했다.

에버랜드에서는 매일 밤 10여 분 동안 폭죽을 터뜨리며 관람객에게 멋진 축제 분위기를 선사하고 있다.

그러나 에버랜드와 인접한 처인구 포곡읍 전대리와 둔전리, 영문리 주민들은 폭죽에 의한 대기질 오염이 늘 걱정이다.

이번에 용인시의 폭죽 대기질 오염도 측정도 주민들의 민원제기가 계기가 됐다.

지난 6월 10일 용인시청 인터넷 민원창구에 ‘에버랜드 불꽃놀이 대기환경 영향평가건’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민원인은 “에버랜드에서 매일 진행되는 불꽃놀이의 대기환경 부분과 관련해 화약과 여러 가지 중금속으로 인한 대기오염에 대해 영문리와 지역주민들의 건강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지 확인이 필요하다”며 조사를 요구했다.

그는 또 “불꽃놀이 후 연무의 상태가 구름 띠를 띠고 있고, 바람이 없는 날은 장시간 움직임 없이 그대로 정지해 맨눈으로 확인된다”며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용인시는 이 같은 민원을 받아들여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 지난 10월 8∼13일 에버랜드에서 직선거리로 약 2.7㎞ 떨어진 둔전제일초등학교에서 대기오염을 측정했다.

연구원의 대기오염측정 이동 차량이 24시간 동안 한곳에 머무르며 아황산가스(SO2), 이산화질소(NO2), 일산화탄소(CO), 오존(O3), 미세먼지(PM10), 미세먼지(PM2.5) 등 6개 항목을 측정했다.

시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대기오염측정소를 통해 기흥, 수지, 김량장동 3곳의 측정치를 대조군으로 썼다.

조사결과 6개 항목 모두 대기환경 기준을 초과하지 않았다. 폭죽에 대한 대기환경 기준은 따로 없어 환경정책기본법상 대기환경기준을 적용했다.

에버랜드 인근 둔전초등학교에서의 항목별 평균 측정값은 아황산가스가 0.002ppm, 이산화질소 0.002ppm, 오존 0.016ppm, 미세먼지(PM10) 39㎍/㎥ 등 4개 항목은 대조군 지역보다 낮았다.

그러나 2개 항목은 대조군 지역보다 높은 것으로 측정됐다.

일산화탄소는 0.7ppm으로 기흥(0.5ppm), 수지(0.6ppm), 김량장동(0.5ppm)보다 높았다.

또 미세먼지(PM2.5)도 평균 22㎍/㎥로 기흥(18㎍/㎥)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지·김량장동은 측정기를 설치 중이어서 측정값이 없다.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은 측정값이 불꽃놀이가 시작되는 오후 9시 20분부터 10∼30분 사이에 오염물질들의 농도가 변화한다거나 높은 농도를 보이는 경향은 확인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중국 베이징시서처럼 폭죽이 많이 터지는 시간에 주변 지역 대기질이 급속히 오염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인시 관계자는 “주민들의 민원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궁금증 해소 차원에서 에버랜드의 불꽃놀이 대기오염도 조사를 했다”면서 “대기질에 영향을 준다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폭죽 시간을 줄이고, 대기질에 덜 오염이 되는 폭죽을 써달라고 에버랜드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에버랜드 관계자는 “불꽃놀이가 에버랜드 뿐 아니라 전세계 모든 테마파크에서 관람객에게 재미를 선사하는 중요한 수단”이라면서 “비록 대기질오염 측정에서 모두 기준치 이내로 나왔지만, 주민들의 민원과 걱정하는 부분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개선할 부분이 있으면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에버랜드는 지난해 불꽃놀이로 인한 소음피해 민원이 발생해 폭죽이 터지는 높이를 낮추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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