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외교갈등에도 평화의 소녀상 건립은 계속된다

한일 외교갈등에도 평화의 소녀상 건립은 계속된다

입력 2017-01-09 15:30
수정 2017-01-09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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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 추진중인 곳 포함해 전국 60여곳…캐나다 등 외국 5곳도 설치

부산 일본영사관 앞에 설치한 소녀상을 두고 한일 정부가 외교 갈등을 빚는 가운데 전국적으로 소녀상 건립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소녀상 설치는 2015년 12월 28일 한일 위안부 합의를 맺어 10억 엔을 대가로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을 철거하려는 일본 정부에 대한 반발의 성격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도의회는 도민 모금운동을 통해 독도와 도의회에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추진한다.

도의원 30명으로 구성된 독도사랑·국토사랑회가 주축이 돼 시작한 소녀상 건립은 지난 5일 건립 의지를 밝히고 16일부터 본격적인 모금활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독도사랑·국토사랑회는 도내 31개 시·군에 운영 중인 도의회 지역상담소와 시·군청 로비에 모금함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가두캠페인도 벌일 예정이다.

민경선(민주당·고양3) 독도사랑·국토사랑회 회장은 “평화의 소녀상 1개 건립에 3천500만원 가량 소요되는데 우선 상반기에 도의회에 소녀상을 설립한 뒤 독도에도 세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독도사랑·국토사랑회는 일본 다케시마의 날(2월 22일)을 15일 앞둔 다음 달 7일부터 2인 1조로 서울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독도 침탈야욕을 규탄하는 1인 시위를 매일 벌일 예정이다.

전남 여수시와 광주 북구도 추가로 소녀상 건립을 추진 중이다.

여수 평화의 소녀상 건립 추진위원회는 당초 소녀상 모금 목표액 6천만원을 초과 달성해 사용처를 고민하다가 조형물 공모를 거쳐 오는 3·1절에 소녀상을 제막할 계획이다.

광주 북구 용봉동 소녀상 건립 추진위 역시 소녀상 모금운동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강제철거됐다가 시민의 힘으로 재설치된 부산 동구 초량동 일본영사관 소녀상의 영향으로 시민단체와 설치장소를 놓고 논란을 빚던 지자체가 소녀상 설치를 잇달아 허용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충남 서천군은 최근 서천 평화의 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가 요구했던 ‘봄의 마을 광장’에 소녀상 설치를 허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천군은 그동안 ‘민간단체는 공유재산에 시설물을 설치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시민단체와 갈등을 빚어왔다. 이 때문에 추진위가 지난해 11월 시민 성금 2천여만원을 모아 제작한 소녀상은 ‘봄의 마을 광장’ 한쪽에 방치돼왔다.

노박래 서천군수는 “공유재산에 소녀상을 설치하는 것은 법적인 걸림돌이 있었다. 그런데 부산에서 소녀상이 설치되는 것을 보고 결정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대구 평화의소녀상 건립 범시민추진위원회도 대구 동성로에 소녀상 설치를 반대해온 중구청이 최근 설치 허용 쪽으로 입장을 바꿨다고 밝혔다.

이 같은 지자체 입장 변화는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을 강제로 철거했다가 국민적인 비난을 받은 부산 동구청 사례를 피해 보자는 속내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부설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이 파악한 전국 소녀상은 최근 건립된 부산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을 포함해 모두 37곳이다.

지난해에만 부산 어린이대공원, 충남 당진과 아산, 전남 목포와 남원 등에 소녀상이 세워졌다.

충북 제천, 충남 논산, 경기도 양평·안산, 서울 김포, 강원도 춘천, 서울 동작·강북·구로구 등에서 소녀상이 건립됐거나 설치가 추진되는 등 전국적으로 소녀상 건립지역은 60여 곳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고등학교, 대학교 등에 자체적으로 설치한 소녀상도 많아 실제 설치된 소녀상은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소녀상 설치가 늘다 보니 훼손 사례도 발생해 소녀상 건립 시민단체는 소녀상을 공공조형물로 등록해 지자체가 체계적으로 관리해 주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전쟁범죄인 군 위안부를 동원한 일본의 만행을 알리자는 취지로 외국에 설치되는 소녀상도 늘고 있다.

2015년 10월에는 경기도 화성시민의 성금으로 만들어진 ‘한·중 평화의 소녀상’이 중국 상하이사범대학에 건립된 것을 포함해 미국 2곳, 캐나다와 호주 각 1곳씩 모두 5곳에서 소녀상이 설치됐다.

미국 워싱턴에 건립이 추진되는 소녀상은 아직 영구적인 설치 장소를 찾지 못해 난항을 겪고 있다.

경기도 나눔의 집 관계자는 9일 “부산 일본영사관 앞에 소녀상이 설치된 후 한일 외교갈등이 벌어졌지만, 더 큰 문제는 한일 위안부 합의가 충분한 의견 수렴 없이 국민감정과 동떨어진 내용으로 결정됐다는 점”이라며 “일본 정부가 진정한 사과나 배상 없는 위안부 합의를 계속 고집한다면 소녀상은 더 많이 설치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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