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거리 농장서 또 구제역…충북 보은 방역망 뚫렸다

1.3㎞ 거리 농장서 또 구제역…충북 보은 방역망 뚫렸다

입력 2017-02-09 13:24
업데이트 2017-02-09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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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20개농장 중 ‘항체 미달’ 농장 11곳, 2곳은 0%…확산 우려

올해 들어 국내에서 처음 구제역이 발생한 충북 보은군에서 또다시 의심 신고가 접수돼 간이검사한 결과 양성으로 나타났다.

추가로 구제역 양성 판정을 받은 보은군 탄부면 구암리의 한우농가로, 지난 5일 처음 구제역이 발생한 보은군 마로면 관기리 젖소농장과 불과 1.3㎞ 떨어져 있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공기를 통해 감염될 수도 있지만 농장을 찾은 외부인이나 차량 등을 통해 수평 전파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항체 형성률이 극히 낮은 것으로 드러난 관기리의 첫 구제역 발생 농가 일대 축산 농가에서 추가 발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충북도가 관기리의 젖소농장 중심으로 긴급 조사한 결과 반경 500m 내 한우·육우 사육 농장 9곳의 항체 형성률은 평균 54.4%에 그쳤다.

반경 3㎞까지는 젖소농장만을 대상으로 검사했는데 이 범위 내 11개 농장 항체 형성률도 평균 73%에 불과했다.

소는 항체 형성률이 80% 미만이면 구제역에 쉽게 감염된다.

이번 조사 대상 농가 대부분이 구제역에 감염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조사가 이뤄진 20개 농가 중 항체 형성률이 80%를 밑도는 농가는 모두 11곳이다. 이중 50% 미만인 곳이 6곳이고, 심지어 항체가 전혀 형성되지 않아 ‘0%’를 기록한 농가도 2곳이나 된다.

충북도는 관기리의 최초 발생 농장을 중심으로 반경 500m 안쪽에 있는 농장 중 항체 형성률이 낮은 4개 농장의 소 182마리를 미리 살처분했다.

4개 농장 중에는 항체 형성률이 0%인 곳도 있었다. 이런 농장의 소가 구제역 바이러스에 감염돼 구제역이 확산 일로에 접어드는 것을 막자는 취지의 예방적 살처분이다.

그러나 조사 대상이 아니었던 구암리의 한우 농장마저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는다면 바이러스가 이미 광범위하게 퍼졌을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해진다.

차단 방역 대상인 반경 500m 범위를 뛰어넘어 1.3㎞나 떨어진 농장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다. 간이 검사 결과가 뒤집힌 사례도 거의 없다.

충북도는 오는 12일까지 도내 소 사육농장을 대상으로 백신 일제 접종에 나섰다. 그러나 항체가 형성되는 데 7∼10일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구제역 바이러스가 이미 퍼졌을 경우 추가 발병을 막기 어려울 수 있다.

구제역 추가 확진 판정이 나오면 1천37개 농가가 소·돼지 등 5만7천여 마리의 우제류(발굽이 두 쪽인 동물)를 사육하는 보은 지역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질 수밖에 없다.

충북도는 의심 신고가 추가 접수되면서 도내 소 사육농가를 대상으로 한 항체 형성률 전수 조사를 서두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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