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물·약초 캐는 재미 쏠쏠”…채취꾼 몰려 산마다 ‘몸살’

“나물·약초 캐는 재미 쏠쏠”…채취꾼 몰려 산마다 ‘몸살’

입력 2017-04-12 10:51
업데이트 2017-04-12 14:03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작년 임산물 무단채취 적발 55%↑…138명 형사 처벌

봄 기운이 가득한 이맘 때면 전국의 산나물이나 약초를 캐기 위해 바구니를 챙겨 들고 산과 들을 누비는 나들이객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모처럼 찾은 야외에서 고향의 정취에 젖고, 지천에 널린 나물을 캐고 뜯는 재미에 빠지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주인이 있는 밭이나 산에 들어갔다 ‘무단 채취범’으로 몰려 처벌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작심하고 농산물이나 임산물을 무단 채취하는 ‘꾼’들도 있지만 향긋한 봄 내음에 취해 욕심을 내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범법자’로 몰리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청주 흥덕경찰서는 지난달 남의 밭에서 곰보배추를 캐 달아난 혐의(절도)로 A(48·여)씨와 학교 후배인 B(43·여)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대전에 사는 이들은 지난달 17일 오전 11시께 청주시 흥덕구 지동동 C(77)씨의 경작지에 들어가 곰보배추를 호미로 캐다 들키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훔친 곰보배추는 무려 15㎏에 달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들은 경찰에서 “나물을 캐다 보니 배추가 있길래 챙겨 가도 되는 줄 알았다”고 진술했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국유림이나 공유림을 주인 없는 ‘무주공산’으로 여겨 별 생각 없이 산나물이나 약초를 캐다가 적발되는 경우도 많다.

아예 인터넷과 누리소통망(SNS) 등을 통해 정보를 공유한 뒤 국·공유림에 들어가 조직적으로 산나물이나 약초를 캐가는 전문 채취꾼들까지 등장, 전국의 산야가 계절에 상관없이 몸살을 앓는다.

산림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국·공유림에서 산나물·약초 무단 채취 행위 적발 사례가 2천335건에 달했다.

1년 전인 2015년보다 무려 55.5%(834건) 증가한 것이다. 적발 인원도 2015년보다 37.3%(715명) 늘어난 2천628명이었다.

이들이 누비고 다니면서 훼손된 산림 피해액만 1억5천242만원에 달했다.

산림청 관계자는 “임산물 채취를 불법으로 여기지 않는다”며 “과거에는 대부분 훈방 조치했지만, 지금은 산림 보호를 위해 사안에 따라 형사 입건 하는 등 처벌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도 불법 임산물 채취자 가운데 정도가 심한 138명은 형사 입건됐다.

현행법상 산나물·약초류를 캐거나 소나무 등 조경수를 불법 채취하면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7년 이하 징역이나 2천만원 이하 벌금을 물게 된다.

가벼운 마음으로 산나물이나 약초를 캐다 범법자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산나물을 뜯으려 과욕을 부리다가 다치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5월 22일 낮 12시 47분께 강원도 양구군 해안면 비무장지대 주변 야산에 산나물을 뜯으러 온 D(42)씨가 지뢰로 추정되는 폭발물을 밟아 터지면서 왼쪽 발을 다쳤다.

산림청은 산을 찾는 상춘객이 몰리는 4∼5월 산나물 등 임산물 불법 채취와 무허가 입산을 집중적으로 단속하고 있다.

단속에는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산림청 등에서 1천200여명의 산림 특별사법경찰이 투입된다.

산림청 관계자는 “산주의 동의 없이 임산물을 채취하는 것은 엄연한 불법행위인 만큼 각별히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공무원 인기 시들해진 까닭은? 
한때 ‘신의 직장’이라는 말까지 나왔던 공무원의 인기가 식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9급 공채 경쟁률은 21.8대1로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공무원 인기가 하락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낮은 임금
경직된 조직 문화
민원인 횡포
높은 업무 강도
미흡한 성과 보상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