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사전투표소’ 요구 봇물…선관위 “장기적 검토”

‘캠퍼스 사전투표소’ 요구 봇물…선관위 “장기적 검토”

입력 2017-04-22 10:19
수정 2017-04-22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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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민심 영향에 취업난 속 좌절감이 대선 관심도 높인 듯

전문가 “대학내 투표소 요구 긍정적, 선관위 적극 협조해야”

초유의 ‘장미대선’을 앞두고 대학 캠퍼스 안에 사전투표소를 설치하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최악의 취업난 속에 좌절감에 빠진 데다, ‘최순실 게이트’ 이후 대통령 탄핵을 이끈 대규모 촛불집회의 영향을 받은 대학생들이 과거보다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대학가에 따르면 전국 30여개 대학·학과 학생회가 모인 ‘19대 대선 대학 학생회 네트워크’(학생회 네트워크)는 이달 1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학에 사전투표소를 설치해 달라’는 내용의 민원을 냈다.

2013년 도입된 사전투표소는 기본적으로 읍면동 등 행정구역의 주민센터 등에 설치하도록 돼 있다.

학생회 네트워크는 “대학이라는 곳도 준 공공기관으로서 역할을 하는데 오히려 주민센터보다 접근성이 뛰어난 경우가 많다”며 “사전투표소라는 제도가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방법이므로 대학 내 사전투표소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욱이 학생 외에 교수, 직원 등 많은 인구가 오가는 곳이어서 대학 내 사전투표소가 투표율 상승에 실질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학생회 네트워크뿐만 아니라 이화여대, 한양대, 경희대, 카이스트, 충남대, 원주대, 서울시립대 등은 자체적으로도 중앙·지역 선관위에 같은 내용의 민원을 냈다고 한다.

서울시립대 총학생회는 “우리 학교 근처에 사전투표소가 2∼3곳 있는데 가장 가까운 사전투표소가 도보로 20분 정도 걸린다”며 “이번 대선이 중요한 데다 20대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통로라는 취지에서 민원을 낸 것”이라고 밝혔다.

중앙선관위는 이런 민원을 당장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사전투표소는 전국 유권자 명부를 사용하므로 전국적 통신망이 깔려 있어야 하고, 대학에만 설치하면 다른 유권자들이 학교까지 가야 하는 형평성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이 사전투표제를 적용하는 첫 대선인 데다 다소 촉박하게 대선 일정이 진행돼 시간이 부족했던 점을 고려해 “장기적으로는 대학 내 사전투표소를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한 자치구 선관위 관계자도 “과거 부재자 투표는 신고한 사람에게만 권리를 줬다”며 “사전투표제로 투표할 기회는 확대됐고 사전투표소는 기본적으로 관공서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학생들의 자발적인 ‘투표소 유치’ 움직임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2012년 대선 때는 부재자투표소를 대학에 설치할 수 있었는데도 정치에 대학생들의 관심이 적은 탓에 신청이 많지 않았지만, 올해 대선을 앞두고 청년층의 정치 참여 의지가 높아진 것이 사전투표소 설치 민원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에서다.

중앙대 사회학과 이병훈 교수는 “과거 민주화에도 기여했던 학생운동이 침체했고 최근에는 학생회 구성이 어려울 정도”라며 “지난해 촛불집회를 거치면서 이번 대선이 대학생들에게 굉장히 중요한 선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들이 취업난 등으로 좌절감이 깊어진 상태인데, 이런 배경 아래에서 선거에 참여하기 위해 대학 내 투표소를 요구하는 것은 긍정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고 반겼다.

이 교수는 특히 “선관위가 관리상 어려움이 있기는 하겠으나 투표율을 높이는 책무가 있다고 볼 때 학생들 요구를 거부할 이유가 없다”며 “비용이 과다하다면 따져봐야겠지만, 아니라면 선관위가 적극적으로 검토·협조하면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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