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새앞 일제고사 폐지 교육계 대체로 환영…‘밀어붙이기’ 반발도

엿새앞 일제고사 폐지 교육계 대체로 환영…‘밀어붙이기’ 반발도

입력 2017-06-14 17:43
수정 2017-06-14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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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경쟁 완화…당연한 조처” vs “정확한 평가 한계”

교육부가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를 전수조사에서 일부 학생만 대상으로 하는 표집(標集) 방식으로 바꾸기로 한 것에 대해 교원·학부모단체는 대체로 환영의 뜻을 표했다.

전국의 고2와 중3 학생이 일제히 치르는 이 평가 때문에 학교나 시·도 사이에 불필요한 경쟁이 생겼다는 이유 때문이다.

다만, 교육부가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의 건의를 곧바로 받아들여 엿새밖에 남지 않은 평가 방식을 갑작스럽게 바꾼 것은 다소 성급한 결정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김진우 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는 14일 “이명박 정부가 (2000년대 중반까지 표집이었던 평가방식을) 전수평가로 바꾼 명분은 기초학력 강화였다”며 “하지만 현장에서는 시험 점수를 올리기 위한 경쟁으로 그 부작용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비교와 경쟁을 완화하고, 정확하지는 않지만 전반적인 (학업성취도)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표집평가가 맞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구본창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국장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지 않는 전수평가 방식의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를 표집으로 전환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강혜승 참교육을위한학부모회 서울지부장은 한 발짝 더 나아가 표집평가도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 지부장은 “초등학교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가) 폐지됐는데 중·고교는 여전히 진행하는 부분 자체가 문제”라며 “수능과 고교내신도 절대평가 논의가 나오는 상황인데 국가가 학생들의 순위를 매기는 방식의 평가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논평을 내고 “학업성취도평가 변경 시행은 경쟁교육 철폐를 위해 노력해 온 투쟁 성과”라고 평가했다.

전교조는 다만 “표집 비율이 1986년부터 지금까지 대부분 0.5%에서 1.5% 수준이었던 것을 고려할 때 이번 3% 표집 규모는 과도하다”며 “표집 외 대상 학생에 대한 평가를 교육청 판단에 위임한 것도 학교단위 일제고사가 시행되는 길을 열어둔 것이어서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입장 자료를 내고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는 중3·고2 전체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함으로써 학생들의 시험 부담과 점수 경쟁을 증가시켰다”며 “시도교육청을 비교하는 결과 발표로 교육청 간 경쟁도 과열됐다”고 지적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중학교 38곳, 고등학교 40곳을 표집해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보수 성향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제대로 된 학력 진단을 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교총 관계자는 “표집평가로는 맞춤형 교육을 위한 학력진단·평가에 한계가 있다”며 “교육의 국가적 책임을 강화하고 맞춤형 교육을 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과도 어울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과도한 성적과 점수 중심의 평가는 바람직하지 않으므로 교육현장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또 이날 약 30분 간격으로 이뤄진 국정기획위 제안과 교육부 발표를 두고는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인수위원회 역할을 하는 국정기획위가 정부부처에 정책 변경을 지시한 모양새라는 지적이다.

평가가 엿새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교육부가 이런 결정을 한 것은 성급한 처사라는 비판도 나온다.

교총 관계자는 “학생·학부모·교원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결정하는 것이 혼란을 줄이고 교육의 안정성 측면에서도 도움이 되는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진보성향 단체 관계자도 국정위의 제안과 교육부의 결정 시점에 대해서는 다소 갑작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국정위는 교육부에) ‘정중히 요청’했다고 발표했지만, 이는 말장난일 뿐 사실상 (일제고사 폐지를) 강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정위는 전 정권 정책 가운데 어떤 정책을 이어갈지, 대선 공약 중 어떤 것을 국정과제로 정할지 등을 말 그대로 ‘제안’을 하는 곳”이라며 “(국정위가) 이런 식으로 정책을 밀어붙이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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