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톤? 메이카톤? MICE? 알쏭달쏭 행정 외래어 여전

해커톤? 메이카톤? MICE? 알쏭달쏭 행정 외래어 여전

입력 2017-10-09 10:42
수정 2017-10-09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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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7돌 한글날…서울시, 국어바르게쓰기委 꾸려 어려운 용어 개정

“서울국제디지털페스티벌 기간 중 유엔과 도시문제 글로벌 ‘해커톤’을 공동 개최할 예정입니다. 우승팀에게는 3개월간의 ‘인큐베이팅’ 기회를 특전으로 제공합니다.” (올해 6월)

“서울도서관, 버려진 그림책을 활용한 ‘업사이클링’ 팝업 전시 개최!” (지난해 12월)

알쏭달쏭한 외래어가 어느 패션 잡지나 IT 전문지의 한 대목 같지만, 근래 서울시가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홍보한 정책들이다. 517돌 한글날을 맞아 아직도 지방자치단체가 쉬운 우리말 대신 외래어를 여전히 사용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디지털재단은 지난달 ‘서울국제디지털페스티벌’ 행사의 하나로 도시문제 해결을 주제로 한 ‘메이커 해커톤’을 열었다.

해커톤이란 해커(Hacker)와 마라톤(Marathon)의 합성어로, 마라톤을 하듯 일정 시간 동안 쉬지 않고 아이디어를 내고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경진대회를 뜻한다.

시는 지난해 10월에도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해커톤을 여는 등 일반 시민의 제안을 모아 혁신을 일구는 일종의 ‘끝장 토론’으로 이를 활용하고 있다.

일반 시민이 들으면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는 외래어 단어는 이 외에도 더 있다.

서울산업진흥원은 올해 7월 사물인터넷 기술로 공공버스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메이카톤’을 개최했다.

메이카톤(MAKE-CAR-THON)이란 자동차를 주제로 팀을 구성해 각종 아이디어로부터 구체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대회라는 설명이었다.

서울도서관은 지난해 12월 버려진 그림책을 활용한 ‘업사이클링’ 전시회를 열었다. 업사이클링(Upcycling)은 업그레이드(Upgrade)와 리사이클(Recycling)의 합성어로, 버려지는 자원에 디자인 요소를 더해 가치 있는 제품으로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또 서울시는 핵심 관광 정책 가운데 하나로 ‘MICE’를 육성하기로 하고, 올해 관련 예산 100억원을 쏟아부었다.

MICE는 ‘Meet, Incentive Travel, Convention, Exhibition’의 약자로 기업회의, 포상관광, 국제회의, 전시회 등을 총칭하는 산업이다.

서울시뿐만 아니라 일선 자치구에서도 여전히 ‘축제’ 대신 ‘페스티벌’이 넘쳐나고, 예비 창업가에 ‘인큐베이팅’을 지원한다.

서울시는 우리말 사용을 촉진하고자 2014년 ‘서울특별시 국어 사용 조례’를 제정한 바 있다.

이 조례는 공공기관의 공문서는 ▲ 시민이 일상생활에서 널리 쓰는 국어를 사용 ▲ 저속하거나 차별적인 언어를 사용하지 않을 것 ▲ 무분별한 외래어, 외국어, 신조어 사용을 피할 것 같은 원칙을 제시했다.

또 시 본청, 직속기관, 사업소의 주요 정책사업 명칭을 정할 때도 이 같은 규정을 준수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도 굳이 낯선 외래어를 사용하는 것은 ‘혁신적이고 젊은 느낌’을 줄지는 몰라도, 노년층 등 시민의 정책 참여를 가로막는 장벽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시 관계자는 “국어바르게쓰기위원회를 꾸려 어려운 행정 용어를 쉬운 우리말로 고치는 작업을 하고, 현장 공무원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며 “‘스타트업’을 ‘새싹기업’으로, ‘배리어 프리’(Barrier Free)를 ‘무장애·장벽 없는’으로 고치는 등의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또 “시 직원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공공언어 교육’을 하고, 교육 대상 기관도 지난해 11곳에서 올해 22곳으로 2배 늘렸다”며 “조직 내 불필요한 외래어를 지양하자는 ‘국어의 품격’ 운동을 펼치는 등 올바른 공공언어 사용 문화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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