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에는 한파에도 쪽방촌 ‘자활 꿈’은 얼지 않는다

살 에는 한파에도 쪽방촌 ‘자활 꿈’은 얼지 않는다

이하영 기자
입력 2017-12-20 22:26
수정 2017-12-21 00:42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쪽방 생활 20년차 김옥채씨… ‘삶의 의지’ 알아본 청소업체의 정규직 되다

최근 취업사기… 희망 잃지 않아
호텔 출근해 재활용품 분류
“임대주택서 노년 보내고 싶어”

최근 계속되는 영하권 강추위가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 주민들의 삶을 더 힘겹게 하고 있다. 하지만 살을 에는 듯한 한파도 쪽방촌에서 피어난 희망마저 얼리진 못했다.
이미지 확대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 주민 김옥채씨가 20일 한남대교 인근에 있는 청소업체 작업장에서 재활용품을 분류하고 있다. 이호정 전문기자 hojeong@seoul.co.kr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 주민 김옥채씨가 20일 한남대교 인근에 있는 청소업체 작업장에서 재활용품을 분류하고 있다.
이호정 전문기자 hojeong@seoul.co.kr
20일 오전 7시 매서운 칼바람 속 가파른 아스팔트 언덕 위로 쪽방촌 주민 김옥채(56)씨가 모습을 드러냈다. 쪽방 생활 20년차인 그는 지난달 16일부터 청소업체 ‘대서환경’으로 출근하고 있다. 이날 출근길에 만난 그는 “이번에는 꼭 자활에 성공하겠다”며 활짝 웃었다. 올해 초 처음 약속받은 월급의 절반도 받지 못하고 쫓겨나는 ‘취업사기’까지 당했던 그에게 이번 일자리는 더없이 소중하다. 그의 목표는 쪽방촌을 벗어나 임대주택에서 노년을 보내는 것이다. 지난 15일 첫 월급을 받은 그는 “우선 빌린 돈부터 차근차근 갚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업체에서 지정해 준 서울의 한 호텔로 출근해 재활용품 선별 및 분류 작업을 한다. 주 6일·하루 8시간 근무에 4대 보험 가입은 물론 퇴직금도 받을 수 있는 ‘정규직’이다. 김씨와 함께 쪽방촌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김씨는 방 정리를 워낙 깔끔하게 해 주변에서 ‘깔끔남’으로 정평이 나 있다”면서 “청소업체에 출근한다고 하는데 적성과 잘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연두색 야광 작업복을 입고 작업에 돌입한 김씨는 “처음엔 낯설었지만 이젠 눈 감고도 한다”면서 눈앞에 쌓인 한 무더기의 재활용품 분류를 금세 끝냈다. 이런 김씨의 ‘직장 생활’은 쪽방촌 주민들에겐 ‘꿈 같은 일’이다.

그가 정규직으로 채용될 수 있었던 것은 대서환경에서 먼저 채용을 권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정호 대서환경 대표는 “지난달 한 직원이 자활을 꿈꾸는 분들께 기회를 주자고 의견을 내 남대문지역상담센터로 먼저 연락했다”며 “이후 남대문지역상담센터에서 소개해 준 주민들 면접을 봤는데 그분들에게서 ‘삶의 의지’가 엿보였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김씨는 제가 지금껏 본 사람 중에서 가장 열심히 일하는 직원”이라면서 “추후 사업을 키우게 되면 쪽방촌 주민들을 더 고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남대문지역상담센터에 따르면 서울시내 5대 쪽방촌 지역 거주민은 3240명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이른 시일 내에 자활에 성공해 쪽방촌에서 벗어나는 것이 목적이지만 주민 대부분이 극심한 취업난에 시달리고 있다. 거주민 중에 고령자, 사업 실패로 인한 신용불량자, 교육의 기회가 없었던 저학력자 등이 많아 업체에서 정식 고용을 꺼리는 까닭이다. 주민들은 일용직 노동, 공공근로 등의 임시직으로 돈을 벌거나 기초생활수급으로 생계를 유지하면서 항상 ‘경제적 불안’을 갖고 있다. 이들의 평균 월소득은 67만원이다.

전익형 남대문지역상담센터 실장은 “쪽방촌으로 밀려난 사람들이라고 해서 자활의 의지마저 사라진 것은 아니다”라며 “다들 마음속엔 희망을 품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대표단, TBS 본사 전격 방문… 신임 대표 비롯한 현장 직원 목소리 들으며 ‘정상화 주도’

존폐 위기에 내몰린 서울시 미디어재단 TBS의 활로를 모색하고자,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원내대표단(대표의원 김길영, 강남6)이 마포구 본사를 직접 찾아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이번 방문은 서울시의회 국민의힘의 주도로 성사됐으며, 한용길 TBS 신임 대표이사의 취임 후 첫 공식 대외 행보로 이어져 재단 정상화를 향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논의의 물꼬를 텄다. 이날 의원단은 경영진 6명과의 형식적인 만남에 머물지 않고, 무임금의 고통 속에서도 방송 제작과 기술, 행정 현장을 묵묵히 지켜온 실무 직원 30여 명과 마주 앉았다. 이들의 절박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발로 뛰는 현장 중심 의정의 의미를 더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김길영 대표의원은 “인력이 축소된 상황에서도 무임금 상태로 방송과 조직을 지켜오신 TBS 임직원 여러분의 고통과 노고에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엄중한 현실을 의회 차원에서도 결코 방관하지 않고 있으며, 현장의 절박한 목소리를 직접 듣고 해결책을 함께 모색하기 위해 이 자리에 찾아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황철규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은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이 ‘TBS 정상화 협의체’에 직접 참여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thumbnail -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대표단, TBS 본사 전격 방문… 신임 대표 비롯한 현장 직원 목소리 들으며 ‘정상화 주도’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2017-12-21 1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