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화재 참사 유족들 “억울해서 잠 못 이뤄”

제천 화재 참사 유족들 “억울해서 잠 못 이뤄”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1-17 16:19
수정 2018-01-17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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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행안위 소속 의원 3명 합동분향소 찾아 위로

“원통하고 가슴이 찢어지는 심정이라 잠을 이룰 수 없고, 매일 소리친다. 왜 죽어야 했는지 아직도 모르겠다. 너무 억울하다.”

29명이 숨진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와 관련, 유족들은 17일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제천체육관을 찾아온 더불어민주당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회의원 3명을 앞에 두고 눈물을 쏟아냈다.

진선미, 소병훈, 표창원 의원은 이날 오후 1시 30분께 합동분향소를 방문, 화재 참사 희생자들에게 분향하고 넋을 기렸다.

이들은 이어 유족들을 만나 위로하고 그동안 제기된 의혹을 놓고 간담회를 했다.

부인 장경자씨를 떠나보낸 남편 김인동씨는 “이번 사고는 우리가 모두 평소에 잘못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며 “후대에 이런 사고를 또다시 물려줘서야 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씨는 “밤이면 잠을 못 이루고 병원에서 원통해서 밖으로 달려 나와 소리를 지른다”며 “제발 확실히 (참사가 발생한 원인을) 밝혀서 이 고통을 조속히 끝낼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울먹였다.

김씨의 울부짖음에 간담회장은 순식간에 눈물바다가 됐다.

유족들의 이야기를 듣던 진 의원 역시 눈물을 흘렸다. 소방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 발표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윤창희씨는 “정부를 믿고 다 (유족들이) 장사를 치렀고 지금도 (잘 수습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며 “그런데도 합동조사단 조사 결과는 다 거짓말처럼 들린다”고 비판했다.

윤씨는 “더는 합동조사본부가 조사하지 않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유족들은 제천 참사 재발을 막기 위해 국회 차원에서 소방예산 확보나 소방 체계의 구조적인 문제 개선에 신경 써달라고 부탁했다.

소 의원은 “유가족 대표가 국회에서 ‘세월호와 똑같다’고 말씀했는데 적어도 진상을 밝히는 과정만은 달라야겠다고 생각한다”며 “진실이 밝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족대책위는 ▲ 구조대장이 비상구를 통해 2층 진입을 하지 못한 이유 해명 ▲ 출동한 헬기가 불길을 더 키웠다는 의혹 규명 ▲ 사고 당일 제천소방서장의 현장 도착 전 행적 확인 등을 요구했다.

또 참사 건물 2층 이외 다른 층의 희생자들에 대해서는 소방합동조사단의 설명에도 여전히 의문이 남아있다며 제3기관에서 추가 조사해 달라고 요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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