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맘’ 불편한 사회

아직도 ‘맘’ 불편한 사회

이하영 기자
입력 2018-08-27 22:18
수정 2018-08-28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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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에서 여성들이 여전히 임신과 육아를 이유로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폭력 피해를 폭로하는 ‘미투 운동’을 계기로 우리 사회의 성 감수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성 평등한 사회’로의 진입은 아직 멀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영양사로 일하는 임신부 A(27)씨는 최근 유산 조짐이 있어 직장에 몇 주 휴직을 부탁하려다 결국 퇴사를 결심했다. A씨가 휴직 얘기를 조심스레 꺼내 놓자 팀장이 “생각 없는 소리 하지 마라. 몸 관리해도 갈 애는 가고 올 애는 온다”며 막말을 퍼부었기 때문이다. 팀장은 또 “나도 세 번이나 유산을 해봤다. 안정을 취하라고 해서 침대에 누워 쉬었는데도 결국 유산했다”면서 “넌 젊으니 전전긍긍할 필요가 없다”며 A씨의 휴직을 막아 섰다.

홍보업계에서 일한 최모(29)씨도 육아 휴직을 하려다 영원히 휴직하게 됐다. 최씨는 “회사에 임신 소식을 알리고 휴직을 알아보는 과정에서 수많은 비아냥거림을 들었다”면서 “팀장은 ‘양심이 있으면 최소화해라. 그렇게 빠져버리면 남는 사람들은 얼마나 힘든지 아느냐’고 압박했다”고 전했다. 최씨는 이런 상황에서 아이를 키우면 본인과 아이가 모두 괴로워질 것 같아 결국 회사를 떠났다.

증권사에서 근무하는 B(27)씨는 “임신부인데도 새벽 6시에 출근하고 밤 11시에 퇴근했는데 출산 직전 이유 없이 인사평가에서 D등급을 받았다”면서 “그냥 출산 휴가 없이 일을 관뒀는데 사실상 쫓겨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임신부를 대하는 회사의 삐딱한 태도 때문에 결혼 후 직장을 잃는 여성들이 줄을 잇고 있다. “여성의 임신을 ‘죄’로 여기는 이런 직장 분위기는 우리나라가 합계출산율 1명 이하의 ‘초저출산’ 국가로 진입하는 데에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여성가족재단이 발표한 ‘2018 젠더그래픽스-성 평등수준에 대한 여성과 남성의 인식 격차’에 따르면 성평등에 대한 남녀의 인식 차이는 컸다. ‘사회가 평등하다’는 응답률은 남성이 46.7%인 반면 여성은 15.2%에 불과했다. 특히 ‘경제활동(일자리) 참여 기회가 평등하다’는 응답률은 남성 43.3%, 여성 22.5%로 2배 가까이 벌어졌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인력은 늘 대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한국 특유의 기업 문화가 근본적인 문제”라면서 “독일에서 도입한 가족친화적인 기업 인증 제도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근로감독관이 개입해 실태를 조사하고 제재를 가한다든지, 갑질 기업의 명단을 공개하는 등의 실질적인 조치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아이수루 서울시의원 “과학기술 분야 성평등 확대”… 여성과학기술인 조례 통과

서울특별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아이수루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비례)이 대표 발의한 「서울특별시 여성과학기술인 육성 및 지원 조례안」이 13일 개최한 제334회 서울시의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됐다. 이번 조례는 여성과학기술인의 연구 활동과 경력 개발을 지원하고, 과학기술 분야에서의 성평등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여성 인재가 과학기술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정책적 기반을 구축하는 데 목적이 있다. 조례에는 ▲여성과학기술인 육성 및 지원을 위한 기본계획 수립 ▲연구활동 및 경력개발 지원 ▲교육·네트워크 활성화 ▲관련 기관 및 단체와의 협력 체계 구축 등 여성과학기술인 지원을 위한 다양한 정책 추진 근거가 포함됐다. 아이수루 의원은 “과학기술 분야는 미래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영역이지만 여성 인력의 참여와 성장 환경은 여전히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번 조례를 통해 여성과학기술인이 경력 단절 없이 연구와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아이수루 의원은 “과학기술 분야에서 다양성이 확보될 때 혁신도 더욱 확대될 수 있다”며 “서울시가 여성과학기술인이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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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2018-08-28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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