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로운 곳에서 훨훨 날아다니시길”…김복동 할머니의 마지막 인사

“평화로운 곳에서 훨훨 날아다니시길”…김복동 할머니의 마지막 인사

유대근 기자
입력 2019-02-01 11:09
수정 2019-02-01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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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객 1000여명, 시청광장부터 행진
운구차, 평화의우리집-서울광장-옛 일본대사관 앞으로 이동
일본대사관으로 향하는 김복동 할머니 추모행렬
일본대사관으로 향하는 김복동 할머니 추모행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 김복동 할머니의 발인식이 엄수된 1일 오전 추모행렬이 서울광장을 출발해 일본대사관으로 향하고 있다. 2019.2.1
연합뉴스
위안부 피해자이자 여성 운동가였던 김복동 할머니가 추모객들의 마지막 인사를 받고 깊은 안식에 들었다.

정의기억연대(정의연)는 1일 오전 6시 김 할머니의 빈소가 차려진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발인이 엄수됐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윤 대표와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 등 정의연 관계자 40여명은 김 할머니 빈소에서 헌화하고 큰절을 2번 올렸다. 일부는 눈물을 훔치며 김 할머니를 추모했다.

30분 뒤 1층 김 할머니를 모신 관이 운구차로 이동했다. 윤 대표는 매직펜으로 ‘훨훨 날아 평화로운 세상에서 길이길이 행복을 누리소서’라고 관에 적었다.

이어 운구차는 서울 마포구 연남동 ‘평화의 우리집’으로 향했다. 평화의 우리집은 김 할머니가 생전에 머물던 곳이다.

운구차 앞에는 양팔을 벌리고 환한 표정을 짓는 김 할머니의 사진을 설치하고 꽃으로 장식한 트럭이 길을 안내했다. 경찰차와 경찰 오토바이가 교통을 통제하며 함께 이동했다.

오전 7시 5분쯤 운구차가 평화의 우리집 앞에 도착했다.윤미향 대표와 이 할머니 등 40여명도 버스에서 내려 집 안으로 들어갔다.발인식 내내 눈물을 참았던 참석자들은 집 앞에서 이내 큰 소리로 울음을 터뜨렸다.

평화의 우리집 안에 영정사진과 윤미향 대표 등이 들어가자 김 할머니와 함께 생활했던 길원옥 할머니가 영정사진을 양손으로 어루만졌다.

길 할머니는 “왜 이렇게 빨리 가셨어. 이렇게 빨리 안 갔어도 좋은데”라며 “먼저 좋은 데 가서 편안히 계세요.나도 이따가 갈게요”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김 할머니가 생전에 지냈던 방으로 이동했다.윤 대표는 김 할머니 방 안의 장롱 앞에서 “할머니 저 외출복 수요시위 갈 때 입었던 저 옷 어떡하지.그대로 잘 둘게.할머니”라고 말했다.이 모습을 지켜보던 참석자들은 통곡했다.
김복동 할머니와 마지막 인사
김복동 할머니와 마지막 인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 김복동 할머니의 발인식이 엄수된 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연남동 ‘평화의 우리집’에서 길원옥 할머니가 김 할머니와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있다. 평화의 우리집은 김 할머니가 생전에 머물던 곳이다. 2019.2.1
연합뉴스
영정사진과 함께 윤미향 대표 등이 집을 나서자 길 할머니는 현관문 사이로 얼굴을 내밀고 침통한 표정으로 떠나는 모습을 지켜봤다.

이들은 다시 버스에 올랐고,운구차와 함께 김 할머니 노제가 열리는 서울광장으로 이동했다.

정의연과 시민 1000여명(주최 측 추산)은 서울시청 앞 광장에 모여 김 할머니를 위한 추모 행진을 시작했다. 김 할머니 영정사진을 든 윤홍조 대표가 선두에 서고 그 뒤로 운구차와 현수막, 만장 94개를 든 시민들이 뒤따랐다. 만장을 들지 않은 시민들은 노란색 나비 모양의 종이가 달린 막대를 들었다.

한국 나이로 94세인 김 할머니를 기리는 의미에서 만장 94개를 만들었다. 현수막에는 ‘김복동님 나비 되어 훨훨 날으소서’라고 적혀있었다. 만장에는 ‘김복동 우리의 영웅,희망,마마’,‘일본은 조선학교 처벌 마라’,‘전쟁 없는 통일된 나라’,‘일본군 성노예 책임자 처벌’,전시 성폭력 없는 세상‘ 등이 적혀있었다.

“할머니 사랑합니다.큰 꿈을 이뤄 드리겠습니다”라는 정의연 관계자의 발언과 함께 행진이 시작됐고,시민들은 함성을 질렀다.

행진이 진행되는 동안 방송차에서는 “하루빨리 해결 지으라고 일본 정부에 전하세요.알겠습니까”,“우리가 위로금 받으려고 이렇게 싸웠나. 1000억을 준다 해도 받을 수 없다.하루빨리 사죄하라”를 외치는 김 할머니의 생전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행진 참가자들은 광화문광장을 지나 오전 9시 50분쯤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 도착했다. “김복동 할머니 기억하겠습니다.할머니 꿈 반드시 이루겠습니다”라는 정의연 관계자의 발언이 나오자 참가자들은 다시 옛 일본대사관을 향해 함성을 질렀다. 이어 “일본은 공식 사과하라”,“법적 배상을 이행하라” 구호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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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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