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마라탕집도 찬물…“중국인 종업원 꺼려져요”

잘 나가던 마라탕집도 찬물…“중국인 종업원 꺼려져요”

손지민 기자
입력 2020-02-03 15:52
업데이트 2020-02-03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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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코로나 영향에 마라탕집도 타격

썰렁한 마라탕집
썰렁한 마라탕집 서울 서대문구에서 영업 중인 마라탕 가게. 신종코로나의 영향으로 점심 시간인 낮 12시쯤에도 텅 비어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이 거리 마라탕집들 한 번 둘러봐도 알 거에요. 신종 코로나 이후로 얼마나 어려워졌는지….”

3일 오후 12시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앞 한 마라탕 가게에서 일하는 중국 국적 종업원은 뚝 끊긴 손님들의 발걸음에 한숨을 내쉬었다. 점심 시간임에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영향으로 가게는 텅 비어 있었다. 테이블 12개가 마련된 이 가게는 평소 점심 시간대에는 마라탕을 먹으려는 손님들로 꽉 찬다. 한국에서 1년 반을 살았다는 이 종업원은 “연휴 때도 한국에 있었고 중국에 간 적은 한 번도 없다”면서 “신종코로나 사태가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한적한 이화여대 앞 거리
한적한 이화여대 앞 거리 마라탕 가게들이 영업 중인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앞 거리. 오후 12시에도 북적거리지 않고 한적하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같은 거리에서 영업 중인 다른 마라탕집들도 사정은 비슷했다. 이화여대 앞 마라탕집 사장과 종업원들은 입 모아 “거리에 오가는 사람 자체가 줄었다”면서 “중국인 손님조차 잘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맵고 얼얼한 탕’이라는 뜻의 마라탕은 각종 채소와 고기, 면 등을 취향에 맞게 골라 넣을 수 있는 중국 쓰촨 지방 음식이다. 약 2년 전부터 중독적인 맛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국내 주요 번화가에 재한 중국인, 중국 동포들이 잇따라 가게를 냈다.
이미지 확대
마라탕
마라탕 서울신문 DB
하지만 최근 중국 우한에서 발원한 신종 코로나 확산 우려가 커지자 마라탕집들이 된서리를 맞았다. 국내 마라탕집 사장·종업원이 중국인인 경우가 많은데 춘제 기간 이들이 중국 고향에 다녀오지 않았겠냐는 불안 때문이다. 이날 둘러본 이화여대 앞 마라탕집들 일부는 영업을 쉰다는 안내가 붙어 있었다. 평소 마라탕을 즐긴다는 최모(27)씨는 “춘제 기간 휴무였던 마라탕집은 방문하기 더 꺼려진다”면서 “마라탕집은 위생 논란도 있었는데 당분간 가게는 찾지 않을 예정”이라고 불안감을 드러냈다.
휴무를 알리는 마라탕집
휴무를 알리는 마라탕집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마라탕집이 2월 20일까지 영업을 쉰다는 안내를 붙여놓았다. 3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앞 일부 마라탕 가게들은 춘제를 맞아 휴무를 공지하고 있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마라탕집 발길을 끊은 ‘마라 매니아’들은 집에서 해먹을 수 있는 마라탕 요리법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집에서 한국 재료로 만드는 마라탕 요리법을 공유하고 직접 만든 마라탕 사진을 올리는 네티즌들이 등장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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