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사기단의 거짓 수사 압박에 20대 극단적 선택

보이스피싱 사기단의 거짓 수사 압박에 20대 극단적 선택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0-02-11 23:04
업데이트 2020-02-12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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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조직에 거짓 수사 압박을 받던 20대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에 이르러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1일 전북 순창경찰서에 따르면 A(28)씨는 지난달 20일 자신을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라고 소개한 남성의 전화를 받았다.

이 남성은 “당신의 계좌가 대규모 금융사기에 연루돼 있으니 돈을 인출하라”고 A씨를 속였다.

그는 A씨에게 조작된 검찰 출입증과 명함을 찍은 사진을 보내 안심시켰다.

심지어 전화를 끊으면 현행법에 따라 처벌받는다고 협박까지 해 가며 전화를 끊지 못하도록 했다.

A씨는 은행에서 430만원을 인출해 KTX를 타고 서울로 가 이 남성이 지시한 곳에 돈을 뒀다.

남성은 A씨를 인근 카페로 이동하도록 한 뒤 돈을 챙겨 달아났다.

장장 11시간 동안 이 남성과 통화한 A씨는 이틀 뒤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A씨 부모는 아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을 이유가 없다고 판단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수사 끝에 A씨의 보이스피싱 피해를 확인하고 용의자를 추적 중이다.

유가족은 A씨가 보이스피싱 사기단의 거짓말에 압박감을 느껴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기단이 돈을 가로챈 뒤 잠적한 것도 자신의 잘못인 것으로 오해했고, 구속될지도 모른다는 압박감을 받았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가 범죄에 연루된 사실을 확인해 보이스피싱 조직을 추적하고 있다”면서 “범죄와 A씨의 극단적 선택 사이에 연관성이 있는지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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