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환자 1100명 중 80% 발열 증상자”
“접종 전 해열·진통제 준비”
“증상 이틀 이상 이어지거나 상태가 악화하면 병원 찾아야”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 연합뉴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19일 정례 브리핑에서 “백신 접종 후에 나타나는 통증이나 전신 증상은 면역형성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반응으로,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자연스럽게 사라진다”고 말했다.
이날 0시 기준으로 백신 누적 접종자는 65만 9475명이며, 접종 후 이상반응은 총 9607건이 신고됐다. 이상반응 가운데 9492건은 접종 후 흔하게 나타날 수 있는 근육통, 두통, 발열, 오한 등이었다.
윤 반장은 “이상반응 신고와 별도로 접종자 1만 8000명에 대해 모니터링한 결과 32.8%, 약 3분의 1이 불편감이 있다고 응답했는데 주요 내용은 접종 부위 통증, 근육통, 피로감, 두통, 발열 등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혹시 이런 증상이 발생하는 경우 진통제를 복용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해 달라”면서 “타이레놀이나 서스펜 등이 이런 진통제에 해당하는데 일반 성인을 기준으로 500㎎ 알약 2개를 하루 3번에서 4번 복용할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의사, 약사 등 전문가와 상의해 달라”고 권고했다.
윤 반장은 접종자들이 비교적 가벼운 증상으로 응급실에 몰리면 응급의료 체계에 과부하가 걸릴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백신 접종이 시작된 2월 26일부터 이달 13일까지 백신을 맞은 뒤 응급의료센터를 방문한 환자는 약 1100명으로, 이 가운데 80%는 발열 증상자였다. 발열을 동반한 중증 이상반응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는 약 2.2%였다. 윤 반장은 “접종 후 열이 나서 응급실을 이용하면 만약에 대비해 격리 및 코로나19 검사를 할 수 있고, 이런 과정에서 응급실 과부하로 인해 중증 환자의 진료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접종 후 주사 부위 통증, 근육통, 발열 등의 증상으로 접종 당일이나 다음 날 응급실을 찾아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므로 주의를 부탁한다”고 요청했다.
다만 증상이 이틀 이상 이어지거나 상태가 악화하면 즉각 병원을 찾아야 한다.
윤 반장은 “호흡이 곤란하거나 의식이 흐려지는 경우 등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을 보일 때는 즉시 119에 신고하거나 가까운 응급실을 찾아달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백신 접종이 본격화함에 따라 관련 의료대응 체계도 준비하고 있다.
윤 반장은 “응급의학회 등 전문가들과 상의해 백신 이상반응에 대한 응급실 운영지침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응급의료기관의 격리병상을 확충해 발열을 동반한 응급환자의 수용 능력을 확충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와 함께 접종과 관련한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는 대비해 응급 의료기관에는 필요한 의약품을 확보하고, 각 지역 접종센터마다 간호사 2명과 구급차 1대 등을 배치할 계획이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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