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사망 사건이 드러낸 ‘범죄 사각’
5일 만에 발견된 손씨, 사망 원인은 불명
아버지 “CCTV 드물고 있어도 잘 안 보여”
총길이 84㎞ 한강공원에 고작 136대 설치
서울시 “전기 연결 어렵고 범람 잦아 문제
올해 34대 추가 등 안전 대책 마련할 것”
![지난달 25일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됐던 대학생 손정민씨가 실종 닷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등 증거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2일 한강공원 반포나들목에 설치된 CCTV 카메라가 시민들을 촬영하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https://img.seoul.co.kr/img/upload/2021/05/02/SSI_20210502184843_O2.jpg)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지난달 25일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됐던 대학생 손정민씨가 실종 닷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등 증거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2일 한강공원 반포나들목에 설치된 CCTV 카메라가 시민들을 촬영하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https://img.seoul.co.kr//img/upload/2021/05/02/SSI_20210502184843.jpg)
지난달 25일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됐던 대학생 손정민씨가 실종 닷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등 증거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2일 한강공원 반포나들목에 설치된 CCTV 카메라가 시민들을 촬영하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서울 서초경찰서는 부검과 별개로 친구와 술을 마시다 잠든 손씨가 숨진 경위를 밝히기 위해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고 2일 밝혔다. 하지만 실종 지점에 폐쇄회로(CC)TV가 없어 당시 정황을 확인할 단서를 확보하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
가족들도 애가 타긴 마찬가지다. 실종된 아들을 찾으려고 인터넷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전단을 돌렸던 손씨의 아버지 손현(49)씨는 지난달 28일 블로그에 “CCTV가 한강에 없는 걸 처음 알았다. 나들목과 다리에만 있더라”며 “CCTV가 너무 없고 있어도 흐릿해서 아들인지 아닌지 파악이 안 된다”고 호소했다.
손씨의 부모는 아들의 행적을 확인하려고 반포한강공원 부근에 설치된 CCTV를 샅샅이 뒤졌다. 가족들이 직접 확보한 자료는 실종 지점에서 350m 떨어진 반포나들목 자전거대여소 앞에 설치된 CCTV 영상이었다. 그나마도 정민씨의 모습은 찍히지 않았고 정민씨 근처에 있던 남자 3명으로 추정되는 일행이 한남대교 방향으로 다급히 뛰어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영상마저도 화질이 떨어지고 피사체와의 거리가 멀어 신원을 특정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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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유동 인구가 많은 한강공원 내 범죄 예방을 위해 CCTV를 늘려야 한다고 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CCTV는 시각적 증거로서 현장 내 동선을 추적하는 중요 자료지만 그간 사생활 노출을 우려한 목소리에 설치가 어려웠다”면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 사회에서 CCTV 설치에 대한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한강공원 내 우범지대가 어디인지 파악해 CCTV를 설치하고, 경찰 등 현장관리 요원이 취약시간대 순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현씨는 “제2, 제3의 정민이가 나오지 않도록 한강공원 안전대책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한강공원에 전기가 닿지 않는 곳이 많고 범람 시 장비 관리가 어려워 CCTV 확대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한강사업본부 관계자는 “강변에는 전기가 들어가지 않아 통신선과 전기선 공사를 별도로 해야해 설치에만 1대당 1000만원이 든다”면서 “안전 대책을 요구하는 민원이 있는 만큼 올해 34대의 CCTV 카메라를 추가하는 등 향후 대책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2021-05-03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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