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이 해외직구 상품인가...창피해서 대구서 살 수 없다”[이슈픽]

“백신이 해외직구 상품인가...창피해서 대구서 살 수 없다”[이슈픽]

김채현 기자
김채현 기자
입력 2021-06-04 12:28
수정 2021-06-04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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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진 대구시장이 1일 대구 중구보건소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사의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1일 대구 중구보건소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사의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백신이 해외직구 상품도 아니고”
“창피해서 대구서 못 살겠다”
“‘백신 직구’ 권영진 사과하라” 靑청원
대구시가 추진했던 ‘화이자 백신 3000만명분 도입’에 대해 정부와 화이자 본사가 정상적인 도입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해프닝으로 끝난 ‘화이자 도입’에 대해 권영진 대구시장의 책임 있는 사과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권영진 대구시장의 공식 사과를 요청합니다’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대구 시민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더 이상 쪽 팔려서 대구에서 살 수 가 없다”며 “선거운동 때에는 장풍에 날려 엉치뼈를 다친 권 시장이 이번에는 일개 무역회사의 연락을 받고 화이자 백신의 구매를 정부에게 주선하겠다고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누가봐도 상식적으로 안될 일을 한 건 자신의 정치적 야욕을 위해 움직인 것”이라며 “그로 인해 시민들은 타도시로부터 손가락질 받는 불쌍한 신세가 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청원인은 “백신이 해외직구 상품도 아니고 보따리상 밀수품도 아닌데 어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느냐”며 “홍보는 주도적으로 해놓고 이제와서 발을 빼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분명 백신 도입 추진 과정에서 대구시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당 청원은 현재 ‘100명 이상’ 사전 동의 기준을 충족해 관리자가 공개를 검토하고 있다. 공개 전까진 청원에 부여된 연결주소(URL)를 통해서만 확인 가능하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사기 당한 듯”..해외서도 주목한 대구시 백신 확보 후폭풍대구시가 주선한 화이자 백신 확보 관련 후폭풍이 거세다. 코로나19 상황을 통제해야 할 지방자치단체가 도리어 국민적 혼란을 부추겼다는 여론의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해외에서도 대구시가 소개되면서 망신살이 뻗쳤다.

일본 최대 한류 전문매체인 와우코리아는 권 시장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맞는 사진과 함께 대구시가 화이자 백신 관련 사기 의혹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3일 대만 민영방송 민시TV(FTV)의 해외화제 코너에서 대구시의 백신 도입 논란이 보도됐다.

권영진 대구시장의 브리핑 장면을 뒤로 하고 진행자는 한국 정부가 이번 사안을 ‘불법’으로 규정한 점을 언급했다.

이와 함께 “(대구시가) 사기를 당한 것 같다. 대만도 백신이 부족하지만 지자체가 이런 일을 당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와우코리아가 6월3일 대구시 중앙정부에 주선한 화이자 백신 확보 관련 사안이 사기 의혹에 휩싸였다고 보도했다. 와우코리아 캡처
와우코리아가 6월3일 대구시 중앙정부에 주선한 화이자 백신 확보 관련 사안이 사기 의혹에 휩싸였다고 보도했다. 와우코리아 캡처
“대구시에서 연락받은 무역업체는 공식 유통업체 아냐”앞서 대구시는 한 외국 무역회사가 화이자 백신 약 3000만명분을 제공하겠다고 제안하자 이같은 내용의 문건과 서류를 정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의 제안 이후 확인 절차에 돌입한 방역당국은 “대구시에서 연락받은 무역업체는 공식 유통업체가 아니다”며 해당 백신이 정상 유통 경로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한국 화이자제약 역시 “화이자 본사와 한국화이자는 그 누구에게도 코로나19 백신을 한국에 수입·판매·유통하도록 승인한 바 없으므로 중개업체를 통해 한국에 제공될 수 없다”고 밝혔다.

화이자 측은 사실관계를 모두 확인한 후 법적 조치까지 돌입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논란이 커지자 채홍호 대구시 행정부시장은 브리핑을 통해 “메디시티 대구협의회에서 논의해 왔고 대구시는 일부 지원해주는 형태”라고 밝히며 시가 적극적으로 개입한 일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권 시장이 지난달 31일 유튜브 채널 ‘대구시정뉴스’에 출연해 “외국에 백신 공급 유통 쪽으로 공문도 보내고 협의를 하면서 어느정도까지 단계까지는 진전을 시켰지만, 그 다음 단계는 정부가 해야 할 몫”이라고 발언한 사실도 알려지면서 비판이 쏟아졌다.

이에 여준성 보건복지부장관 정책보좌관은 페이스북에 “이런 구매 제안은 그동안 다양한 곳에서 민원이 제기되어 왔으나, 대부분 정품이 아니거나 구매가 불가능한 상황이라 해프닝으로 끝났다”며 “이번 건도 마찬가지인데 대구시에서 먼저 공개되면서 논란이 커졌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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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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