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학 정류장이 MAM‘S 스테이션? 아들딸 데리러 간 아빠는 ‘맘’ 상해요

통학 정류장이 MAM‘S 스테이션? 아들딸 데리러 간 아빠는 ‘맘’ 상해요

김주연 기자
김주연 기자
입력 2021-06-07 22:10
수정 2021-06-08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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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M’ 오타 지적… 성차별 단어 논란
“당초 키즈 스테이션… 건설사 착오”

보육 시설에 맘스카페·조이맘 버젓이
“엄마만 양육 책임자 비춰질 우려”도

최근 경기 하남의 한 아파트 단지에 설치된 통학차량 대기소에 ‘맘스스테이션’(MAM´S STATION)이라는 안내가 붙어 있다. 비판이 제기되자 지금은 앞 단어를 떼어둔 상태다. 독자 제공
최근 경기 하남의 한 아파트 단지에 설치된 통학차량 대기소에 ‘맘스스테이션’(MAM´S STATION)이라는 안내가 붙어 있다. 비판이 제기되자 지금은 앞 단어를 떼어둔 상태다.
독자 제공
지난 30일 경기 하남의 한 아파트 단지 주민들의 카카오톡 채팅방이 소란스러웠다. 지난 1월 입주한 이 아파트 단지 안에 보호자가 아동과 함께 통학차량을 기다릴 수 있는 대기장소가 생겼는데 간판에 MAM´S STATION(맘스 스테이션) 이라는 간판이 붙었기 때문이다. 엄마를 뜻하는 영단어 ‘맘(MOM)’을 잘못 표기한 것도 문제였지만 아이를 데리러가는 보호자가 엄마뿐이냐는 성차별 논란이 일었다.

신혼부부인 주민 최민형(가명·30)씨는 “엄마가 아닌 아빠나 조부모는 아이들의 등하교를 배웅하거나 마중하지 않는다는 뜻이 담겨 불쾌했다”고 말했다. 임차인대표회의는 “원래 이름을 ‘키즈스테이션’으로 정했는데 제작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다”며 “이름 변경을 요청했다”라고 주민들에게 알렸다. 건설사 측은 지난 1일 ‘맘스’(MAM’S) 부분을 떼고 ‘스테이션’(STATION)만 남겨뒀다.

‘아빠는 일하고 엄마는 자녀를 양육하는’ 고정적인 성 역할에 대한 시민들의 비판의식은 커졌지만 보육 지원 서비스나 시설에는 여전히 성차별적 언어가 남아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LH 위례 신혼희망타운은 홈페이지에 “신혼부부에게 필요한 육아·맞춤형 시설”이라며 ‘맘스카페’를 홍보하고 있다. 세종시교육청은 초등학교 1·2학년들의 학습을 돕는 자원봉사 ‘조이(JOY)맘’을 “‘조카를 사랑하는 이모의 마음’의 줄임말”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롯데그룹은 “엄마와 아이의 마음이 편한”이라는 뜻의 ‘맘(MOM) 편한 놀이터’를 만들었다.

이들은 명칭에 성차별적 의미를 담은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세종시교육청 관계자는 “조이맘에는 조카를 사랑하는 삼촌의 마음이라는 뜻도 있다”면서 “이름을 바꿀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롯데 측은 “취약계층 산모나 워킹맘 등 다양한 여성을 지원한다는 취지를 담은 이름”이라면서 “여성의 역할을 육아로 한정시키려고 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지난 2019년 6월 701명의 시민에게 1825건의 성평등 언어 개선안을 받은 결과, 맘스스테이션은 가장 먼저 바꿔야 할 성차별 단어로 꼽히기도 했다.

맘 대신 어린이, 키즈 등을 명칭에 사용하는 보육시설도 있다. 경기도가 지원하는 영유아 육아지원 기관은 ‘아이러브맘카페’ 대신 2019년부터 ‘아이사랑놀이터’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한 경기도 육아종합지원센터 관계자는 “‘맘’이라는 표현이 ‘엄마만 양육책임자’라고 비춰진다는 비판을 안다”면서도 “각 시군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곳이 많아 이름을 바꾸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제12대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민생실천위원회 출범 … “우리 곁의 ‘을(乙)’ 지키는 현장 중심 민생 의정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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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2021-06-08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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