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코스프레 역겹다” 페북에 올렸다 내린 서울대

“피해자 코스프레 역겹다” 페북에 올렸다 내린 서울대

김주연 기자
입력 2021-07-11 21:18
수정 2021-07-12 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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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노동자 사망 관련 학생처장 SNS 글
논란 일자 ‘정치권에 한 말’ 해명 후 삭제

서울대서 유족 만난 이재명 경기지사
청소노동자 여동생 과로사 생각에 눈물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이재명(오른쪽) 경기지사가 11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기숙사 청소노동자 사망 현장을 방문한 뒤 유가족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이재명(오른쪽) 경기지사가 11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기숙사 청소노동자 사망 현장을 방문한 뒤 유가족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최근 일터에서 숨진 서울대 기숙사 청소노동자가 고된 노동과 중간관리자의 갑질로 고통받았다는 주장에 대해 학교 관계자들이 잇따라 반박에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여당의 유력 대선주자로 이번 사건에 관심을 보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11일 서울대를 방문해 청소노동자 유족을 만났다.

이 지사는 이날 오후 서울대 925동 기숙사를 찾았다. 지난달 26일 숨진 채 발견된 50대 여성 청소노동자 이모(59)씨가 담당한 구역이다. 이 지사는 “가슴이 아파 유족들께 위로의 말씀을 드리러 왔다”며 “직장 내 갑질에 대한 주장이 엇갈리고 있으니 진상 규명을 충분히 하고 책임의 문제는 이후에 판단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이씨의 사망 이후 유족과 민주노총은 지난 7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씨와 동료들이 과도한 업무와 군대식 인사관리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최근 새로 부임한 관리팀장이 매주 청소 업무와 무관한 건물 준공연도 등을 묻는 필기시험을 보게 해 모멸감을 줬다고 했다. 이에 이 지사는 페이스북에 “삐뚤삐뚤 쓰신 답안지 사진을 보며 뜨거운 것이 목구멍으로 올라온다”며 서울대 측의 조치를 요구한 바 있다. 이 지사는 청소노동자였던 막내 여동생이 2014년 일터에서 과로로 쓰러져 사망한 일이 떠올라 이날 유족 면담에서 눈물을 쏟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대는 학내 인권센터에 직장 내 갑질 의혹에 대한 조사를 의뢰했지만, 유족이나 노조 측이 요구한 공식 사과와 공동조사단 구성은 거부했다. 여기에 일부 서울대 교수들이 갑질 의혹이 왜곡된 주장이라고 공개 반발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구민교 서울대 학생처장(행정대학원 교수)은 지난 9일 페이스북에 “한 분의 안타까운 죽음을 놓고 산 사람들이 너도나도 피해자 코스프레 하는 게 역겹다”고 밝혔다. 논란이 번지자 구 처장은 이날 다시 글을 올려 “유족이나 다른 청소노동자가 아닌 정치권을 두고 한 말”이라고 해명한 후 “유족들이 상처를 받았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글을 삭제했다. 기숙사 관리를 책임지는 남성현 관악학생생활관 기획시설부관장(지구환경과학부 교수)은 지난 10일 생활관 공식 홈페이지에 “노조 측의 허위 주장이 보도되고 정치적으로 악용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면서 “성실히 업무를 수행한 관리자를 억지로 가해자로 둔갑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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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내에서도 학교 측 대응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대 총학생회를 대행하는 단과대학생회장연석회의와 대학원 총학생회는 “(청소노동자의) 높은 업무 강도와 업무 압박이 학교 차원의 문제임을 인정하지 않고 조용히 넘어가기에 급급하다”며 비판했다. 교수 40여명으로 구성된 서울대 민주화교수협의회는 지난 8일 성명을 내고 “노동자의 안전, 업무와 무관한 단정한 복장 요구 및 불필요한 시험 실시 등은 쉽게 납득할 수 없는 행태”라며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2021-07-12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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