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4단계 역부족, 더 강력한 조치를”
자영업자 “짧고 굵게 끝내자고 참았는데
수입 80% 줄어… 도무지 희망이 안 보여”
거리두기 4단계 연장 가능성에 망연자실
“대형마트도 QR코드 의무화하라”
전국서비스산업노조 조합원이 22일 서울 중구 서울노동청 앞에서 다중이용시설에 일관된 방역 지침을 적용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작은 가게에는 QR코드 인증을 의무화하면서 감염 위험이 큰 대형마트에는 같은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이날 서울신문이 서울 마포구, 영등포구, 중구 등에서 만난 자영업자 12명은 자포자기 심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거리두기 4단계 진입 이후 10일간 매출은 반 토막 났고 점심 장사나 배달로 적자 폭을 줄이고 있지만, 도무지 희망이 안 보인다고 했다. 이날 정부가 애초 25일까지 적용하려 한 수도권 4단계 조치를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소식이 들리자 상인들은 울분을 토했다.
마포구에서 숯불갈비집을 운영하는 김모(66)씨는 “전체 테이블 수가 19개인데 거리두기 4단계 시행 이후 저녁 손님은 두 테이블이 전부”라면서 “종업원 월급을 주면 적자는 피할 수 없다. 약속대로 다음주부터는 거리두기 3단계로 내려주든가, 5인 이상 집합금지 수준으로 내려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세를 꺾으려면 더욱 강력한 봉쇄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사우나나 운동시설에서 감염자가 많이 나온다. 시간을 짧게 2주간 록다운(봉쇄)하는 것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6시 이후 식사모임 원천 제한 역시 젊은층의 감염 고리를 차단하는 데 효과가 있을 것이고, 시행할 거라면 자영업자의 피해를 줄이는 차원에서라도 빨리 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상인들은 ‘4단계 플러스 알파’ 조치는 가혹하다고 호소했다. 마포구에서 복어음식점을 운영하는 장모(72)씨는 “이미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집합금지 자체도 말이 안 되는데, 아예 모이지 말라고 하는 건 우리더러 죽으란 얘기”라면서 “저녁에 손님이 올까 싶어 가게 내 에어컨 3대 모두 틀어놓고 기다리고 있다. 굶으면 같이 굶어야지라는 생각에 직원을 자르지 않고 있는데,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골뱅이음식점을 운영하는 조모(61)씨는 “거리두기 4단계 시행 이후 수입이 80% 정도 줄었다”며 “6시 이후 모임을 완전히 제한하면 그냥 문 닫으란 얘기다. 자영업자들만 희생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방역조치 상향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신규 확진자가 1800명을 넘어섰지만 청해부대 사례를 제외하면 아직 1600명대”라면서 “현 상황이 정점인지, 4단계가 효과가 없는지 섣불리 판단하기보단 유보해야 한다. 자영업자의 경제적 피해를 고려해 수일간 경과를 지켜보며 신중히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2021-07-23 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