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수해 조사 맹탕 보고서에 뿔난 주민들 크게 반발

섬진강 수해 조사 맹탕 보고서에 뿔난 주민들 크게 반발

임송학 기자
임송학 기자
입력 2021-07-26 14:33
수정 2021-07-26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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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 주민들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보고서”수용 불가
국가 상대로 전면 투쟁 선포-3일 세종청사 앞에서 회견

지난해 8월 발생한 섬진강댐 하류 대규모 수해 원인은 홍수조절 용량 부족과 하천 관리 부실이라는 맹탕 조사 결과가 나오자 주민들이 책임 회피용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섬진강댐 하류 수해 원인 조사협의회’는 26일 오후 전북 남원시 금지면에서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용역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협의회는 “댐의 구조적 한계와 관리 미흡, 하천에 대한 예방 투자 및 정비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수해가 났다”며 “국가가 신속하게 피해를 구제하고 피해지역에 대한 항구적 홍수 대책을 마련해 주민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번 용역조사 결과 수해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섬진강댐의 홍수조절 용량이 3000만㎥로 지나치게 적다는 점이 지목됐다.

유역면적이 유사한 합천댐은 섬진강댐보다 2.6배 많은 8000만㎥, 용담댐은 4.5배 많은 1억 3700만㎥으로 홍수조절 용량에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홍수 방어계획도 최근 기후 변화에 따른 강수량 증가세 등을 반영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당시 섬진강댐의 방류량이나 홍수 이전 수위, 방류 정보를 관계 기관에 통보하는 절차 등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분석했다.

방류량의 경우 작년 8월 7일 오후 10시 초당 587㎥에서 8일 오전 7시 30분 985㎥, 8일 오전 8시 30분 1405㎥, 8일 오후 4시 1868㎥ 등으로 급격히 늘렸으나 허용된 범위를 넘어선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섬진강댐의 방류가 하류의 침수 피해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친 것은 맞지만, 이는 홍수조절 용량 부족에 따른 불가피한 방류였고 특별히 규정을 벗어나지도 않은 것이라는 설명이다.

용역 조사는 또 다른 핵심 원인으로 섬진강과 지방 하천의 정비 및 관리 소홀을 짚었다.

수해가 발생한 78개 지구 상당수에서 제방이 부실해 유실되거나 물이 넘쳤고, 배수 기능 불량으로 물이 저지대로 역류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섬진강댐에서 급격히 늘린 방류량이 현지에 도달하기도 전에 이미 상당수 지역에서 제방 유실과 역류 등으로 침수 피해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조사용역 결과는 피해 주민과 자치단체들이 ‘섬진강댐의 급격한 방류량 확대’가 홍수의 원이라는 주장과 거리가 있는 것이어서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전남 구례 주민들은 지난해 섬진강댐 하류 지역 수해 원인에 대한 정부의 최종 조사보고서에 대해 ‘책임회피용’이라며 비판했다.

섬진강 수해 극복 구례군민 대책본부와 섬진강 수해 참사 피해자 구례군비상대책위원회는 26일 전북 남원시 금지면 최종 용역조사 결과 발표 현장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 단체는 “오늘 발표한 최종 보고서는 수해 원인 제공자인 한국수자원공사, 홍수통제소 등 정확한 원인 주체를 밝혀내지 못했다. 수해 원인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보고서”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최종 용역보고서는 특정 기관이나 사람의 과실은 없고 기존 시스템이 문제라는 식”이라며 “중간보고서와 달리 주요 원인이 빠진 채 막연한 복합요인으로 표기하고 책임 주체에 대해 직·간접적 원인 제공으로 기술한 맹탕 보고서”라고 질타했다.

이어 “일부 언론보도에 따르면 정부의 조사 용역을 맡은 한국 수자원학회 등이 조사 대상 기관인 수자원 공사 등에 보고서 내용을 중간에 검토받는 등 사전 조율을 했다”며 “실망을 넘어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주민들은 “그동안 중간조사보다 한 발 더 진척된 최종 결과를 기대하며 환경부의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 분쟁조정 신청 절차에 착수했다”며 “그러나 더는 국가를 믿고 배·보상 요구를 할 수 없다고 보고 국가를 상대로 전면적인 투쟁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구례 주민들은 다음 달 3일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섬진강 수해 상징물 청와대 반납 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댐 대량 방류에 의한 수해 발생 인정과 배·보상, 재발 방지를 촉구하는 활동을 이어갈 방침이다.

이번 조사는 한국수자원학회,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등 전문기관이 용역을 맡아 작년 12월부터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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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섬진강댐 하류에서는 농경지 침수와 가축 폐사 등으로 1600여억원의 피해가 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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