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피하려다…KT-1 훈련기 충돌사고 ‘인재’ 결론

구름 피하려다…KT-1 훈련기 충돌사고 ‘인재’ 결론

김채현 기자
김채현 기자
입력 2022-04-27 15:40
업데이트 2022-04-27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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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경남 사천 공군 제3훈련비행단에서 훈련기 KT-1 두 대가 비행훈련 중 공중 충돌해 추락했다. 사진은 사고 현장 모습. 2022.4.1 연합뉴스
1일 오후 경남 사천 공군 제3훈련비행단에서 훈련기 KT-1 두 대가 비행훈련 중 공중 충돌해 추락했다. 사진은 사고 현장 모습. 20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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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훈련기가 통보없이 경로변경
뒤따르던 훈련기는 다른 훈련기와 충돌
관제사도 이상경로 탐지 못해…
공군, 비행사·관제사·지휘관 등 문책키로


지난 1일 경남 사천에서 발생한 공군 KT-1 훈련기 공중 충돌 및 추락사고 원인이 비행경로 이탈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공군은 2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이번 사고원인 조사결과를 공개했다.

사천 소재 공군 제3훈련비행단에선 사고 당일 오후 1시32분쯤 KT-1 훈련기 2대(1·2번기)가 편대비행 훈련을 위해 10초 간격으로 이륙했다.

또 35초 뒤엔 또 다른 KT-1 훈련기 1대(3번기)가 계기비행을 위해 이륙했다.

‘계기비행’이란 조종사가 육안으로 지형지물을 살피지 않고 항공기에 장착된 계기에만 의존해 비행하는 것을 말한다

먼저 이륙한 편대 비행조는 당초 활주로 좌측 방향으로 상승해 기지 북쪽 임무공역으로 이동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편대 1번기는 경로상에 있는 구름을 피하기 위해 남동쪽 방향으로 비행했고, 2번기는 1번기로부터 경로 변경 이유를 통보받지 못한 채 편대 대형을 유지하며 계속 비행했다.

이후 계기비행에 나선 3번기는 정해진 비행계획에 따라 기지 우측 상공으로 선회해 남쪽 임무 공역으로 비행 중이었지만, 편대 비행조(1·2번기)의 항로 변경 사실을 알지 못해 기지 남동쪽 상공에서 3대가 근접하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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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1시 36분께 경남 사천시 정동면 고읍리 한 들판 인근에 공군 훈련기 KT-1 추락해 3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022.4.1  연합뉴스
1일 오후 1시 36분께 경남 사천시 정동면 고읍리 한 들판 인근에 공군 훈련기 KT-1 추락해 3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0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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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기 조종사는 이 과정에서 3번기가 580m 거리까지 접근한 것을 육안으로 확인한 뒤 회피 기동을 실시했으나, 뒤따르던 2번기는 3번기를 피하지 못한 채 90도 각도로 충돌했고 결국 2대 모두 추락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공군이 전했다.

이 사고로 2·3번기에 타고 있던 학생 조종사 정종혁·차재영 대위와 이장희·전용안 비행교수 등 4명이 순직했다.

공군은 “조종사가 비행절차를 정확히 준수하지 않았고 항공기 발견 때 적절한 회피기동을 못했다”며 “전반적으로 조종사들의 전방 공중경계 소홀, 관제사의 관제지원 미흡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공군은 임무 중 과실이 밝혀진 비행교수(1번기)·관제사·지휘책임자를 문책위원회에 회부할 예정이다.

공군은 사고 이후 모든 관제사와 조종사들을 대상으로 공중충돌 방지 대책 등 유사 사고 방지교육을 시행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군용기들의 이착륙 절차를 개선해 위험한 수준으로 근접비행하지 않도록 조치하고 내달 2일부터 사고 기종인 KT-1의 비행을 재개하기로 했다.

공군은 “순직한 비행교수, 학생조종사의 명복을 빌고 가족에게 다시 한 번 깊은 위로의 말을 전한다”며 “국민에도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김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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