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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빨래 논란’ 코인세탁소 ‘욕설 경고문’ 내렸다… 계약 해지 통보엔 ‘울분’

‘고양이 빨래 논란’ 코인세탁소 ‘욕설 경고문’ 내렸다… 계약 해지 통보엔 ‘울분’

이정수 기자
이정수 기자
입력 2023-04-05 11:39
업데이트 2023-04-05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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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리면 살인남’ 동물빨래 금지 현수막 후폭풍
업주 “본사, 이미지 실추했다며 계약해지 연락”
“개털·고양이털은 세탁기 청소 때 제거 힘들어”
논란의 현수막, 욕설 빼고 상세설명 더해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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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빨랫감 세탁 금지’ 경고문으로 논란이 된 인천의 한 코인세탁소(무인빨래방)에 4일 오후 새롭게 내걸린 현수막. 위협적인 욕설 문구는 빠졌다. 코인세탁소 점주 신항수씨 제공
‘반려동물 빨랫감 세탁 금지’ 경고문으로 논란이 된 인천의 한 코인세탁소(무인빨래방)에 4일 오후 새롭게 내걸린 현수막. 위협적인 욕설 문구는 빠졌다. 코인세탁소 점주 신항수씨 제공
‘반려동물 빨랫감 세탁 금지’ 경고문이 담긴 현수막을 가게 내에 걸었다가 반려묘 커뮤니티에서 논란이 된 인천의 코인세탁소(무인빨래방)가 해당 현수막을 교체했다. 코인세탁소 업주는 논란 직후 크린토피아 본사 측에서 가맹계약 해지 연락을 해온 것에 대해서는 억울함을 호소했다.

인천에서 코인세탁소를 운영하는 신항수씨는 4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전날(3일) 오후 크린토피아 본사에서 전화가 와 ‘가맹계약 해지 내용증명을 보내겠다’고 하더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신씨가 내건 현수막이 온라인상에서 이슈가 된 뒤 일부 반려인들 사이에선 ‘본사에 항의전화 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선 ‘개·고양이 빨래를 코인세탁소에서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몰랐다’며 이용 철회 분위기가 확산된 직후의 일이다.

신씨는 “크린토피아 담당자가 ‘인터넷에서 불매운동 난리가 났다’며 브랜드 이미지 실추에 대한 부분이 계약서상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해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신씨는 본사 측의 이 같은 연락에 수긍할 수는 없었다. 그는 이번 논란의 근본 원인인 코인세탁소에서의 동물 빨래 문제가 “전국적으로 빨래방·세탁소 하는 사람들의 애로사항”이라고 강조했다.

2018년 12월 현재의 자리에 코인세탁소를 연 신씨는 4년 넘게 운영하는 동안 더러운 동물 빨랫감을 가져와 몰래 세탁기에 넣고 돌리는 사람들 때문에 영업에 불편을 겪어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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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체 전 반려묘 커뮤니티와 온라인상에 퍼지며 논란이 된 인천의 한 코인세탁소 내 ‘반려동물 빨랫감 세탁 금지 경고’ 현수막(사진 일부 모자이크 처리함). 네이버 카페 캡처
교체 전 반려묘 커뮤니티와 온라인상에 퍼지며 논란이 된 인천의 한 코인세탁소 내 ‘반려동물 빨랫감 세탁 금지 경고’ 현수막(사진 일부 모자이크 처리함). 네이버 카페 캡처
그는 “특히 개털·고양이털은 (세탁기·건조기 청소할 때) 에어로 분다고 해서 날아가지 않는다. 집에서도 (사람 체모와 달리) 끈끈이로 제거하지 않느냐”며 “청소하면서 동물 털을 보면 동물 빨래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고 말했다.

신씨는 “동물 빨래를 가져와 하는 사람들 사람들 때문에 아이들 키우고, 아토피 있는 사람들이 불편을 겪는다”며 “(동물 빨래 하지 말라고) 좋은 말로 써놔도 안 되고 욕지거리로 써놔도 안 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본사 측의 계약 해지 통보 연락과 관련해선 “본사가 점주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환경 개선을 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협박이나 한다”며 “차라리 광고 내보낼 때 ‘개·고양이 빨래 없는 크린토피아’ 라고 광고하면 브랜드 이미지 개선에도 도움되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앞서 전날 오전 이 세탁소에 걸린 위협적인 문구의 현수막 사진이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되며 ‘고양이 빨래 논란’이 불붙었다.

현수막에는 “개××, 고양이 함께 생활하는 분 세탁 금지! 장사 안 해도 됨. 집에서 빨라고… 더러워”라고 적혀 있었고, 특정 온라인 카페 이름을 명시한 뒤 “카페회원, 세탁하다 걸리면 살인남”이라는 강한 어조의 경고 문구도 있었다.

이에 이 사진이 처음 올라온 회원수 수십만명의 반려묘 카페에는 “저 주인은 고양이 혐오자네요”, “너무 상스럽고 천박해서 내 옷 가져다 빨아준다고 해도 싫을 것 같다”, “본사에 항의하고 문 닫게 해야 할 듯” 등 의견이 쏟아졌다.

반면 온라인 상에서는 “길고양이 오물이 묻은 빨래를 돌리면 아무리 세척을 한다고 해도 불쾌하다”, “남에게 피해를 끼치면서 자기 만족만 채우려 한다” 등 공용 세탁기에 동물 빨래를 하는 사람들을 비판하는 네티즌들의 의견이 우세했다.

신씨는 논란 이튿날 반려동물 빨래 금지 취지는 유지하되 욕설 부분은 뺀 새 현수막으로 교체했다.

새 현수막에는 “특히 개·고양이 함께하는 세탁물(배설물·토 포함), 솜, 이불, 베개, 토퍼” 등을 빨래 금지 품목으로 명시하고 “속 터짐으로 배수구 막힘” 등 보다 상세한 설명을 덧붙였다.
이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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