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노조완장’ 조폭들, 문신 보여주며 건설현장서 수억원 갈취

‘노조완장’ 조폭들, 문신 보여주며 건설현장서 수억원 갈취

신동원 기자
신동원 기자
입력 2023-04-05 12:13
업데이트 2023-04-05 12:13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조합원 채용·건설기계 사용 요구…거부하면 공사 방해

이미지 확대
조직폭력배가 주도한 노동조합 간부들이 작년 여름 야외에서 결의대회를 갖는 모습.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조직폭력배가 주도한 노동조합 간부들이 작년 여름 야외에서 결의대회를 갖는 모습.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경찰의 관리 대상인 조직폭력배들이 노동조합 간부 직함을 달고 활동하며 건설업체를 상대로 수억원을 뜯어 낸 혐의로 구속 송치됐다.

경기남부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공갈) 등의 혐의로 모 건설노조 경인지역본부 부본부장 A씨와 법률국장 B씨, 차장 C씨 등 인천지역 조폭 3명을 포함한 총 6명을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5일 밝혔다.

A씨 등은 2021년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경기 오산과 안양 등 수도권 9개 지역 건설현장에서 117차례에 걸쳐 전임비와 복지비 명목으로 총 1억2000만원을 갈취한 혐의를 받는다.

인천지역 조폭 행동대원급 조직원인 A씨는 과거 노조 활동을 한 경험을 바탕으로 2020년 8월 건설노조를 결성했다. 20여개 지부를 두고 있는 전국 단위 노조인 모 건설노조의 경인지역본부 간판을 달고 인천에 사무실을 차렸다. 이어 평소 알고 지내던 인천의 다른 폭력조직 소속의 B씨와 C씨 등을 차례로 영입했다.

A씨 등은 문신을 보여주며 자신들의 조합원을 채용해달라거나 건설기계를 사용해달라고 요구하고,거부할 경우 집회를 열어 공사를 방해할 것처럼 협박했다.

이들은 드론을 띄워 건설현장의 비산먼지 먼지 등을 촬영한 뒤 구청에 신고할 것처럼 건설업체들을 협박도 했다.

아울러 노조 전임비를 받거나 조합원 경조사비 등 복지비 명목의 돈을 뜯어냈다.

한 건설 현장에서는 “상대 노조를 정리해주겠다”며 조폭 형태의 ‘보호비’를 받아 챙기기도 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건설업체 측에서는 집회로 인한 공기 지연 등을 우려해 A씨 등이 요구하는 돈을 3∼6개월 동안 정례적으로 입금했고, A씨 등은 이 돈을 각 직책에 따라 급여 명목으로 매월 200만∼600만원씩 지급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이 이날 공개한 피해내역 녹음파일에서 한 피해 업체 관계자는 “피땀 흘려서 현장에서 돈을 벌고 있는데, 왜 돈을 줘야 하느냐”라고 항의했지만, A씨 등은 욕설을 하며 협박했다.

경찰은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 외에도 A씨 등이 60여개 건설업체로부터 4억2000여만원을 입금받은 사실을 파악했다. 경찰은 이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여 추가 피해가 있는지를 확인할 예정이다.

또 A씨 외에도 다수의 조폭이 수도권 건설 현장에서 폭력행위를 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정재남 경기남부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장은 “조폭이 주도한 건설 현장 폭력행위가 확인된 만큼 앞으로도 정상적인 노조 활동을 빙자한 건설 현장 폭력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신동원 기자
많이 본 뉴스
내가 바라는 국무총리는?
차기 국무총리에 대한 국민 관심이 뜨겁습니다. 차기 국무총리는 어떤 인물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대통령에게 쓴 소리 할 수 있는 인물
정치적 소통 능력이 뛰어난 인물
행정적으로 가장 유능한 인물
국가 혁신을 이끌 젊은 인물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