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살면서 아끼면 안 되는 게 변호사 비용” 비싸도 로펌 찾는 사람들[로펌전성시대]

“살면서 아끼면 안 되는 게 변호사 비용” 비싸도 로펌 찾는 사람들[로펌전성시대]

김소희 기자
김소희 기자
입력 2023-04-20 12:01
업데이트 2023-04-20 12:01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큰 규모 선호하는 법률시장 소비자들
개인 변호사에 대형 로펌 소개 부탁도
광고비 부담 가능한 로펌만 홍보 활발


이미지 확대
서울신문DB
서울신문DB
서울 양천구에 사는 이형준(가명·32세)씨는 몇 달 전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자 가장 먼저 포털 사이트에서 ‘마약 전문 변호사’를 검색했다. 상단에 노출되는 로펌 가운데 변호사 수와 관련 경험이 많은 로펌을 고른 그는 곧장 사무실을 방문했다. 로펌이 요구한 수임료는 1300만원. 이씨는 “부담스러운 금액이었지만 수사받는 게 더 무서우니 어쩔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법률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로펌 숫자가 늘어나면서 일반 소비자들도 로펌의 문을 두드리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특히 법률시장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소비자들은 로펌에 대한 막연한 이미지나 광고 문구만 믿고 로펌을 찾아 고액 수임료를 감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소비자들이 로펌을 찾는 큰 이유 중 하나는 ‘규모’에 대한 기대감이다. 로펌은 소속 변호사 수가 많다 보니 내 사건을 능력 있는 변호사 여럿이 봐줄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이다. 특히 형사 사건에선 구속 갈림길에 서는 경우가 적지 않아 소비자들이 큰돈을 부담하면서도 ‘이왕이면 더 큰 규모’의 로펌을 찾는 식이다.

분위기가 이렇다 보니 개인 변호사에게 대형 로펌 연결을 부탁하는 일도 벌어진다고 한다. 최우석 제일법률 대표변호사는 “며칠 전 성범죄 혐의를 받고 불안해하는 의뢰인이 있어 10대 로펌 중 한 곳을 소개해줬는데 수임료가 5000만원이라고 들었다”며 “기소되면 징역형이 뻔하니 전관이나 경찰 네트워크가 있는 곳을 고액 수임료를 주고 찾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사건 성격에 따라서는 경험이 많지 않은 ‘어쏘(소속) 변호사’가 사건을 맡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법조계의 전언이다. 경찰수사 단계에서 로펌 변호사를 선임했던 한 의뢰인은 “수임 계약 당시 봤던 변호사는 상담 이후에 본 적이 없고, 경찰 조사는 ‘새끼 변호사’가 갔다”고 불만을 털어놓기도 했다.

일반 소비자들이 로펌을 찾는 건 광고의 힘도 크다. 포털 사이트 변호사 광고는 ‘클릭’ 당 비용이 빠져나가는 구조라 소규모 로펌이나 개인 변호사가 감당하기 힘들다. 결국 ‘파워 링크’ 등 상단을 차지하는 것은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로펌들이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돈을 많이 낼수록 노출이 잘 되니 법률시장이 결국 광고에 종속된다”고 전했다.
김소희 기자
많이 본 뉴스
내가 바라는 국무총리는?
차기 국무총리에 대한 국민 관심이 뜨겁습니다. 차기 국무총리는 어떤 인물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대통령에게 쓴 소리 할 수 있는 인물
정치적 소통 능력이 뛰어난 인물
행정적으로 가장 유능한 인물
국가 혁신을 이끌 젊은 인물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