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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피해 가정 조사 돋보여… 현안·이슈 깊이 있는 분석 필요”

“음주운전 피해 가정 조사 돋보여… 현안·이슈 깊이 있는 분석 필요”

조희선 기자
조희선 기자
입력 2023-04-27 00:33
업데이트 2023-04-27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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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차 지면 평가회의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는 지난 2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제161차 회의를 열고 4월 한 달간의 서울신문 보도에 대해 논의했다. 회의에는 김영석(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명예교수) 위원장과 정일권(광운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김재희(김재희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허진재(한국갤럽 이사), 최승필(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재현(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대학원 석사과정) 위원이 참석했다. 위원들은 ‘음주운전 피해 가정 심층 조사’,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단독 현장 르포’, ‘2023 공직열전’ 등 서울신문만의 기획력과 취재력이 돋보이는 콘텐츠가 많아 읽을거리가 풍부했다고 평가했다. 김포 골드라인, 전세 사기 등 주요 현안이나 MZ세대 이슈 등에 대해서는 좀더 깊이 있는 분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위원들의 주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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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최승필(왼쪽부터)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이재현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대학원 석사과정 학생, 허진재 한국갤럽 이사, 위원장인 김영석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명예교수, 정일권 광운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김재희 변호사가 서울신문 4월 보도에 대해 평가하고 있다. 오장환 기자
지난 2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최승필(왼쪽부터)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이재현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대학원 석사과정 학생, 허진재 한국갤럽 이사, 위원장인 김영석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명예교수, 정일권 광운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김재희 변호사가 서울신문 4월 보도에 대해 평가하고 있다.
오장환 기자
김재희 17일자 1면 ‘소득 60% 뚝… 음주운전 피해 가구 두 번 운다’라는 기사는 교통사고 피해를 입은 유자녀 가정을 대상으로 심층 설문조사를 해 교통사고 전후로 겪는 유가족의 정서적·경제적 고통을 생생하면서도 깊이 있게 보도했다. 음주운전으로 부모를 잃은 자녀가 겪는 고통을 심도 있게 전달하면서 남겨진 아이들의 양육비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이끌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최승필 음주운전 피해 가정 기획 기사와 관련해 한국판 벤틀리법 도입에 대해 다룬 것도 좋았다. 법학에서는 이를 두고 ‘회복적 사법’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살인 사건으로 한 가정의 가장이 죽으면 가해자의 재산을 몰수하거나 앞으로 가해자가 피해자의 생계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고려하는 등 피해를 바로잡는 데 중점을 두는 것이다. 추후 한국판 벤틀리법 관련 기사를 쓸 때 이런 측면에서 접근하면 좋을 것 같다.

허진재 7일자 1면 ‘도쿄 특파원의 후쿠시마 현장을 가다’ 보도는 현장의 목소리가 잘 담긴 기사였다. 특파원이 실제 원전을 방문하고 일본 과학자, 주민 등을 두루 만났는데 현장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획이었다. 그간 오염수에 대해 오해한 부분이 있었는데 이 기사가 객관적인 상황 판단을 하는 데 도움이 됐다.

이재현 저 역시 후쿠시마 원전 르포 기사를 인상 깊게 봤다. 다만 7일자 5면 기사 제목이 ‘오염수 방류가 뭐죠? 주민들 60%가 몰라… 늦어도 7월엔 방류’인데 기사에 시민활동가가 언급한 여론조사 내용을 사실인 양 그대로 가져다 썼다. 최소한 여론조사 출처라도 밝히는 등 추가 취재를 했어야 한다.

정일권 ‘인구는 모든 것의 모든 것이다’ 시리즈 후속 기사를 관심을 갖고 보고 있는데 이번 달에는 공중보건의 부족 문제를 다룬 기사가 눈에 띄었다. 농촌 의료 서비스 부족 문제를 인구문제와 접목해 생각하니 다른 시각으로 접근할 수 있어 좋았다. 내용도 충실했다.

김재희 4일자 9면 ‘숙소·연습실서 상습 추행… K팝 산실 아이돌의 악몽이 됐다’라는 기사를 통해 남성 아이돌 그룹 멤버가 같은 그룹 멤버를 강제 추행한 사안에 대해 단독 보도했다. 아이돌 보호관리 시스템 문제 등 해당 사안에 구조적인 문제로 접근한 시도는 좋았으나 멤버 수까지 특정해 보도할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다. 대중은 해당 아이돌을 계속 찾아보게 되고 그 과정에서 2차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이재현 ‘2023 공직열전’ 시리즈는 나라를 이끄는 인물에 대한 경력과 평판을 볼 수 있어 정보성 기사로서 좋았다. 다만 고등학교, 대학교는 나와 있는데 전공이 기재돼 있지 않더라. 학벌주의를 부추기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인물의 경력에 더욱 집중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허진재 18일자 4~5면 ‘한미 반도체·배터리 빅딜, 이렇게 준비하자’ 기사 역시 내용이 알찼다.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를 앞두고 우리나라 반도체와 배터리에 대한 미국의 규제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이번에 미국에서 우리가 어떤 것을 얻어 와야 하는지 자세히 파악할 수 있었다.

정일권 보도를 할 때 한 단계만 좀더 심층적으로 들어갔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최근 많이 나온 김포 골드라인과 전세 사기 뉴스 관련해 장단기적으로 어떤 대책이 필요한지 빨리 다뤘어야 하는데 서울신문이 다른 신문보다 늦었던 것 같다. 또 ‘뉴스분석’이라는 코너도 좀더 깊이 있게 다뤄져야 한다. 기사 내용 중 ‘○○ 매체에 따르면’이라는 부분이 많은데 분석 기사가 아닌 단순 인용 기사라는 생각이 든다.

이재현 이번 달 보도 중 ‘MZ’ 용어를 제목에만 내세우고 기사에서 충분히 다루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10일자 1면 ‘역대급 MZ 무당층, 여야 벌써 긴장 모드’라는 기사를 보면 MZ세대가 무당층이라는 구체적인 근거나 MZ가 총선을 좌우하는 배경이 드러나지 않아 아쉬웠다. 5일자 16면 ‘금배지·금니도 팔았다, MZ는 0.01g 金 투자’라는 기사 역시 MZ를 제목에만 내세웠지 기사 속에 인용된 사례는 ‘58세 김모씨’였다. MZ라는 용어를 필요할 때만 가져다 쓸 게 아니라 실제로 MZ의 목소리를 담은 기획 기사가 많았으면 좋겠다.

김영석 다른 매체에서도 마찬가지로 MZ를 피상적으로만 다뤘지 MZ가 현재 정치·사회·경제·문화적으로 왜 중요하고, 그들의 상황이 어떤지 소개하는 기사는 별로 없었다. 서울신문에서 앞으로 본격적으로 다뤄 보면 어떨까 싶다.

최승필 추가적으로 심층 분석이 필요했던 기사가 몇몇 있었다. 20일자 17면 ‘모두가 패자… 갈등만 키운 대형마트 휴업 규제’ 기사는 11년간 대형마트 의무휴업 규제를 했는데 그 기간 편의점 매출이 늘고, 대형마트 이익은 얼마 안 남았다는 내용이다. 더 종합적으로 보려면 지난 11년간 전통시장의 매출은 어떻게 변화했고, 쿠팡 등 거대 인터넷 플랫폼은 얼마나 확장했는지를 함께 살폈어야 한다.

김재희 13일자 1·3면과 21~22일자 주말판 1·2면에서 ‘로펌 전성시대’라는 제목의 시리즈가 실렸다. 국내 법률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로펌 업무 영역이 넓어지면서 대형 로펌이 서민의 송사까지 파고들며 발생하는 부작용을 다룬 것은 시의성 있고 참신한 기획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해당 업계 관계자로서 이 기사를 볼 때 기사에서 언급하는 주요 사례가 대형 로펌 시장 확장이 서민에게 어떤 악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근거로는 부적합한 것 같다.

정일권 21~22일자 주말판 12면 ‘사라지는 공짜 API, 챗GPT발 쩐의 전쟁’이라는 기사를 읽다 보면 무슨 내용인지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 신기술에 대한 기사를 다룰 때는 독자가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풀어 쓸 필요가 있다.

최승필 3일자 6면 ‘국민연금, 수익률·출산율 높여도 2060년 이후면 고갈’이라는 기사는 글은 좋은데 함께 첨부된 표에 기재된 용어가 어려웠다.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용어 설명을 해 주면 좋을 것 같다.

김영석 지난 15~16일 일본 삿포로에서 주요 7개국(G7) 기후·에너지·환경장관 회의가 열렸다. 탈탄소 사회, 희토류 쟁탈전 등에 대해 논의됐다. 언론에서 국내 정치에 몰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체 에너지, 기술 개발, 자원 확보에 대한 세계 동향을 분석하는 기획을 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정리 조희선 기자
2023-04-2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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