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화상에도 대피 도왔다…평창 LPG폭발 사고 의인 ‘위독’

전신화상에도 대피 도왔다…평창 LPG폭발 사고 의인 ‘위독’

김민지 기자
김민지 기자
입력 2024-01-11 09:30
업데이트 2024-01-11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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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강원도 평창군 LP 가스충전소 폭발 사고 현장에서 전신화상을 입고도 시민들의 대피를 도운 60대 남성.  G1 방송 보도화면 캡처
지난 1일 강원도 평창군 LP 가스충전소 폭발 사고 현장에서 전신화상을 입고도 시민들의 대피를 도운 60대 남성. G1 방송 보도화면 캡처
새해 첫날인 지난 1일 평창군 용평면 장평리에서 발생한 액화석유가스(LPG) 충전소 폭발 사고 현장에서 60대 남성이 전신화상을 입고도 다른 시민들의 대피를 도운 사실이 뒤늦게 전해졌다.

사연의 주인공은 이모(62)씨다. 지난 10일 G1방송에 따르면 그는 사고 당시 차를 타고 충전소 앞을 지나다 가스 폭발로 온몸에 화상을 입었다. 이씨는 고통 속에서도 한 가족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켰다.

당시 숙박업소에 머물던 이 가족은 폭발 현장에서 건물 뒤편으로 황급히 빠져나왔지만 어디로 대피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씨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의 도움으로 현장에서 탈출한 A씨는 G1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씨가) 이쪽으로 피하라고 먼저 알려주셨다. 저희가 폭발 장소가 정확히 뭔지(어딘지) 인지를 잘 못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이씨는 서울의 화상전문병원에서 수술을 반복하며 치료를 받고 있지만 전신 화상으로 위독한 상태라고 알려졌다.

참사 현장의 의인은 또 있었다. 최초 신고자 김태철씨 역시 신속한 대응으로 더 큰 사고를 막았다.

충전소와 20m 거리에서 살고 있는 김씨는 가스가 새기 시작하자 주민들에게 대피하라고 알리고 112와 119에 신고했다. 주민 최대철씨는 “우리가 나가고 2분 있다가 100m 정도 벗어났는데 (폭발이) 터지더라”며 “그 사람들 아니었으면 우리는 죽었을 것”이라고 매체에 말했다.
평창 LPG 충전소서 폭발 사고 후 화재
평창 LPG 충전소서 폭발 사고 후 화재 1일 오후 8시 41분쯤 강원 평창군 용평면 장평리 한 액화석유가스(LPG) 충전소 폭발 사고 현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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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8시 41분께 강원 평창군 용평면 장평리 한 액화석유가스(LPG) 충전소에서 폭발 후 화재가 발생해 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 사고로 인근 주택에서도 화재 피해를 입었다. 2024.1.2 평창군 제공
1일 오후 8시 41분께 강원 평창군 용평면 장평리 한 액화석유가스(LPG) 충전소에서 폭발 후 화재가 발생해 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 사고로 인근 주택에서도 화재 피해를 입었다. 2024.1.2 평창군 제공
앞서 지난 1일 오후 8시 37분쯤 LPG 충전소에서 벌어진 가스 누출에 이어 26분 뒤 오후 9시 3분쯤 발생한 폭발 사고로 5명의 중경상 인명피해와 28명의 이재민 발생 등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누출된 LP가스는 불과 10초 만에 인근 도로를 뒤덮었고, 1분여만에 폐쇄회로(CC)TV가 설치된 모텔 주변을 온통 에워쌌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한 주민들이 대피하기 시작한 지 불과 10여분 뒤에 시골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든 폭발 참사가 발생했다.

신속한 대피로 인명피해는 줄일 수 있었지만, 피해 주민 중 상당수는 사고 후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이번 사고는 ‘사회재난’으로 인정됐다. 평창군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4일 피해 주민들의 생활 안정을 위해 이번 사고를 사회재난으로 인정하는 심의를 의결했다.

사회재난으로 인정되면 구호 및 복구 사업에 드는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국가에서 부담하거나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보조한다.

평창군은 11일까지 피해 주민으로부터 사회재난 피해 신고서를 받는다.

평창군은 현장 조사와 재난안전대책본부의 심의 의결을 거쳐 구호금, 생계비, 교육비, 소상공인 구호 및 생계지원, 주거비, 복구비 등을 지원한다.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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