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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희생자 넋을 기리는 날에… 극우단체 집회로 얼룩진 추념식

4·3희생자 넋을 기리는 날에… 극우단체 집회로 얼룩진 추념식

강동삼 기자
강동삼 기자
입력 2023-04-03 09:48
업데이트 2023-04-03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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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주년 4·3추념식이 열리는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 입구 주차장에서 극우단체 서북청년단이 집회를 열려고 하자 시민단체들이 막아서며 마찰을 빚었다. 경찰들은 큰 충돌을 막기 위해 극우단체가 탄 차량을 겹겹이 에워싸고 있는 모습. 제주 강동삼 기자
제75주년 4·3추념식이 열리는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 입구 주차장에서 극우단체 서북청년단이 집회를 열려고 하자 시민단체들이 막아서며 마찰을 빚었다. 경찰들은 큰 충돌을 막기 위해 극우단체가 탄 차량을 겹겹이 에워싸고 있는 모습. 제주 강동삼 기자
제75주년 4·3추념식이 열리는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 입구 주차장에서 극우단체 서북청년단이 희생자의 넋을 기리기 위해 속속 모여드는 유족들, 시민사회단체들과 마찰을 빚었다.

3일 오전 7시25분쯤 제9주차장으로 이용되고 있는 제주어린교통공원 입구에 자칭 서북청년단 구국결사대가 탄 승합차가 도착해 하차를 시도했다. 평화공원으로 들어서는 도로 양옆에 길게 늘어선 벚꽃들이 바람에 꽃비가 되어 흩날리고 있었다. 희생자의 넋을 기리는 날, 극우단체는 집회를 불사하면서까지 갈등과 분열하는 모습에 영령들이 화난 듯 거센 바람을 몰고 왔다. 이에 질세라 곳곳에는 유족회측이 내 건 서북청년단을 비난하는 플래카드가 나붙어 있었다. 현수막에는 ‘서북청년단이 제주에서 무슨 짓을 했는지 알고나 왔느냐. 몰랐으면 무식한 거고, 알고 왔으면 사람이 아닌거다’라고 비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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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추념일에 서북청년단이 집회를 연다는 소식에 시민단체 4·3도민연대측이 극우단체를 비난하는 현수막을 내걸고 있다. 제주 강동삼 기자
4·3추념일에 서북청년단이 집회를 연다는 소식에 시민단체 4·3도민연대측이 극우단체를 비난하는 현수막을 내걸고 있다. 제주 강동삼 기자
제주시민사회단체은 이날 일제히 극우단체 차량을 둘러싸자 경찰들이 충돌을 막으려고 혅장을 겹겹이 에워싸 큰 충돌은 없었다. 차에 갇힌 서북청년단은 상황을 유튜브로 생중계하는 여유를 부렸다.

이에 시민사회단체는 보수단체의 4·3왜곡 극우보수세력을 규탄하며 철수를 촉구했다. 기자회견을 시도하려는 것을 민주노총이 다가와 막아서고 한때 도로까지 점령하며 몸싸움을 빚기도 했다.

일부 시민단체들은 “여기가 어딘줄 알고 너희들이 오느냐, xxx야” 라며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민주노총 제주본부도 최근 성명을 통해 “4·3 영령과 유족의 가슴에 대못질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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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평화공원  위령탑 각명비에는 유족이 희생자의 넋을 기리기 위해 헌화한 모습.  제주 강동삼 기자
4·3평화공원 위령탑 각명비에는 유족이 희생자의 넋을 기리기 위해 헌화한 모습. 제주 강동삼 기자
한편 시민사회단체들은 경찰에 서북청년단을 평화공원 밖으로 이동시켜 줄것을 요구했고, 결국 서북청년단은 2시간30여분 만에 행사장에 쫓겨났다. 우려와 달리 신경전만 벌이다 큰 충돌없이 끝나 유족회측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유족 A씨는 “추념식에 참석하러 왔는데 이런 소동을 벌여 멀리서 오는 손님들과 영령들에게 낯부끄럽다”며 “화해와 상생의 75주년이 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제주 강동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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