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 할머니 배후설’ 주장 김어준 불기소…檢 “증거 불충분”(종합)

‘이용수 할머니 배후설’ 주장 김어준 불기소…檢 “증거 불충분”(종합)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1-01-13 16:33
업데이트 2021-01-13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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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부지검, 김씨 불기소 처분

검찰 “김어준, 명예훼손 의도 보기 어려워”
“의혹제기 발언도 허위사실로 단정 어려워”
김씨, ‘윤미향 비리’ 폭로 이용수 할머니에

“누군가 왜곡 정보 줘” 회견문 배후작성 제기
이 할머니 “내가 바보냐, 혼자 했다” 반박
방송인 김어준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  연합뉴스
방송인 김어준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
연합뉴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2차 기자회견에 배후가 있다고 주장해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된 방송인 김어준(52)씨에 대해 검찰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검찰은 증거가 불충분하며 김씨가 명예훼손을 한 비방 목적을 가졌다고 보기 어렵고 김씨의 주장이 허위사실로 판단하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김어준, 이 할머니 회견 배후설 제기
이용수 할머니 “내가 치매냐, 혼자 했다”

13일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에 따르면 서울서부지검은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 혐의)으로 고발된 김씨를 지난달 21일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검찰은 김씨에 대한 불기소처분과 관련해 “김씨에게 이 할머니, 최 대표에 대한 명예훼손의 범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의혹 제기 발언의 내용을 허위사실로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또 검찰은 “허위 사실이라 해도 김씨에게 허위 사실에 대한 인식이 있다고 보기 어려울뿐 아니라 비방의 목적이 인정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씨는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출신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비리 행위를 폭로한 이 할머니의 2차 기자회견 다음날인 지난해 5월 26일 “이 할머니가 강제징용 피해자운동에 위안부를 섞어서 이용했다고 하신 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누군가 왜곡된 정보를 드렸고 그런 말을 옆에서 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김어준 뉴스공장
김어준 뉴스공장 TBS 유튜브 캡처
방송인 김어준씨. 연합뉴스
방송인 김어준씨. 연합뉴스
김씨는 또 이 할머니가 기자회견장에서 공개한 회견문도 할머니의 용어로 작성된 것이 아니라며 회견문 작성에 타인의 의견이 반영됐을 수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김씨는 최용상 가자인권평화당 대표가 배후라는 취지로도 발언했다.

김씨는 당시 “지금까지 할머니가 얘기한 것과 최용상 가자인권평화당 대표의 주장이 비슷하고 최 대표의 논리가 사전 기자회견문에도 등장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 할머니 측은 할머니의 의지로 당시 기자회견을 했고 회견문도 할머니의 구술을 바탕으로 정리된 것이라며 배후설을 일축했다.

김씨는 이 할머니와 수양딸 곽모씨가 “이 할머니 생각이 맞다”고 반박하자 다음날 같은 방송에서 “혼자 정리한거라고 한 뒤 7~8명이 협의했다는 보도가 있는데 누구 말이 맞는거냐”고 되묻기도 했다.

이 할머니는 지난해 5월 28일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김씨가 제기한 배후설에 대해 “내가 바보냐, 치매냐”라면서 “백번 천번 얘기해도 나 혼자 밖에 없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TBS 홈페이지 김어준의 뉴스공장 프로그램 화면 캡처
TBS 홈페이지 김어준의 뉴스공장 프로그램 화면 캡처
사준모 “수업 중 위안부 피해자에 망언한
류석춘은 기소한 검찰 불기소 납득 못해”

사준모 측은 김씨가 할머니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고발장을 제출했다.

사준모는 “김씨는 이 할머니의 2차 기자회견을 거대한 배후설 또는 음모론으로 규정했다”면서 “연세가 92세인 이 할머니가 ‘노망 들었다, 치매에 걸렸다’는 인식을 대중에게 심어줌으로써 이 할머니의 명예를 훼손하고자 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명시했다.

이어 “김씨는 최소한 이 할머니의 반대의견도 들어보지 않고 허위 사실을 진술했다”면서 “검찰 수사 중인 윤미향 민주당 의원을 구제하고자 하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공익적인 목적으로도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사준모 측은 “수업 시간에 위안부 피해자 관련 망언을 했다는 이유로 류석춘 전 연세대 교수를 기소한 검찰이 김씨는 왜 불기소처분한 것인지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항고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사하는 윤미향 의원
인사하는 윤미향 의원 2020년 7월 당시 더불어민주당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윤미향 의원(현재 무소속)이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참석자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20.7.14
연합뉴스
2019년 11월 19일 정의기억연대가 연 길원옥(오른쪽) 할머니 생일잔치에서 윤미향 의원. 출처:정의기억연대 홈페이지
2019년 11월 19일 정의기억연대가 연 길원옥(오른쪽) 할머니 생일잔치에서 윤미향 의원. 출처:정의기억연대 홈페이지


檢 “윤미향, 치매 앓는 길할머니 상금
7920만원 정의연 기부는 준사기”

檢, 작년 “횡령·사기·준사기 혐의 윤미향 기소”

이용수 할머니와 갈등을 겪은 이후 지난해 9월 윤 의원은 사기·준사기·업무상횡령 등 6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윤 의원이 치매를 앓고 있는 길원옥 할머니의 심신장애를 이용해 할머니의 여성인권상 등 상금 중 7920만원을 정의연에 기부하게 한 것은 준사기라고 봤다.

서울서부지검은 윤 의원을 정대협 기부금 중 1억 35만원을 횡령하고, 치매를 앓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심신장애를 이용해 그들의 돈을 기부·증여하게 하는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이 윤 의원에게 적용한 혐의는 총 6개다. 부정한 방법으로 국고와 지방 보조금을 교부받아 편취한 혐의, 무등록 기부금품 모집 혐의, 개인계좌로 모금한 기부금과 단체 자금을 유용한 혐의, 치매 상태인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돈을 기부하게 한 행위, 위안부 할머니 쉼터로 사용할 주택을 비싸게 사들여 정대협에 손해를 끼친 혐의, 위안부 할머니 쉼터를 미신고 숙박업에 이용한 혐의 등이다.

윤 의원이 정대협 보조금을 개인적으로 유용한 것으로 검찰이 확인한 금액은 총 1억35만원이다. 검찰에 따르면 윤 의원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조의금, 해외여행 경비 등을 5개의 개인 계좌로 모금해 이중 5755만원을 개인적으로 유용했다. 정대협 경상비 등 법인 계좌에서 2098만원, 마포쉼터 운영 비용에서 2182만원도 윤 의원이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했다.
‘김어준의 뉴스공장’ 진행자 김어준. tbs 제공
‘김어준의 뉴스공장’ 진행자 김어준. tbs 제공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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