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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총기 동시 밀수 첫 적발…마약 퍼지는데 총기 결합하면 곧장 강력범죄

마약·총기 동시 밀수 첫 적발…마약 퍼지는데 총기 결합하면 곧장 강력범죄

곽진웅 기자
곽진웅, 김소희 기자
입력 2023-04-10 17:22
업데이트 2023-04-10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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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에 총기까지…‘K치안’ 위기
실제 총기사고 끊이지 않고 발생
“총기 밀수까지 접근성 좋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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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총기 동시 밀수
마약·총기 동시 밀수 10일 서울중앙지검 마약범죄 특별수사팀이 ’22. 9. 9. 미국으로부터 이삿짐으로 위장하여 반이하다 적발되어 압수한 시가 약 8억원 상당의 필로폰 3.2kg(10만명 동시 투약분)과 45구경 권총 1정, 실탄 50발과 모의권총 6정(가스발사식)을 중앙지검 브리핑실에서 공개 하고 있다.2023.4.10.안주영 전문기자
서울 강남 학원가에서 ‘마약음료’ 사건이 발생할 정도로 마약이 일상 영역까지 파고든 가운데 마약과 총기를 동시 밀수한 사건이 국내에서 처음 적발됐다. 마약과 총기가 결합하면 곧장 초대형 강력범죄가 벌어질 수 있어 세계적으로 자랑하던 ‘K치안’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마약범죄 특별수사팀(팀장 신준호)은 10일 청사 중회의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삿짐으로 위장해 미국에서 필로폰과 권총 등을 국내로 들여온 장모(49)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향정, 총포·도검·화약류 등 안전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장씨는 미국 영주권자로 국내에서 학업과 군 복무를 마치고 미국 로스엔젤레스(LA) 등에서 마약 판매상으로 활동하다가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마약과 총기를 함께 밀수했다가 적발된 최초의 사건”이라며 “장씨를 체포·구속함으로써 마약의 국내 대량 유통을 차단함은 물론 자칫 강력사건 또는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총기 사고를 사전에 방지했다”고 설명했다.

장씨는 지난해 7월 미국 LA 주거지에서 필로폰 3.2㎏(10만명 동시 투약분)을 9개 비닐 팩에 진공 포장해 소파 등에 은닉하고 45구경 권총 1정과 실탄 50발, 모의권총 6정 등을 공구함 등에 분산·은닉한 후 이삿짐으로 위장해 밀수한 혐의를 받는다. 장씨는 필로폰과 권총 등을 선박 화물로 발송한 뒤 부산항을 통해 들여온 것으로 조사됐다. 장씨는 지난달 필로폰 0.1g을 투약한 혐의도 받는다.

장씨는 총기 밀수와 소지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필로폰 밀수 혐의는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현지 지인이 이삿짐에 몰래 숨겨둔 것이고 우연히 발견한 필로폰을 단순 흡입했다는 것이다. 다만 검찰은 장씨가 현지에서 필로폰을 구매했다는 문자메시지 내역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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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총기 동시 밀수
마약·총기 동시 밀수 10일 서울중앙지검 마약범죄 특별수사팀이 ’22. 9. 9. 미국으로부터 이삿짐으로 위장하여 반이하다 적발되어 압수한 시가 약 8억원 상당의 필로폰 3.2kg(10만명 동시 투약분)과 45구경 권총 1정, 실탄 50발과 모의권총 6정(가스발사식)을 중앙지검 브리핑실에서 공개 하고 있다.2023.4.10.안주영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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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총기 동시 밀수
마약·총기 동시 밀수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검찰청에서 ‘마약범죄 특별수사팀」(팀장 강력범죄수사부장검사 신준호)이 마약 및 총기류 동시밀수, 국내 최초 적발’ 관련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3.4.10안주영 전문기자
검찰은 지난해 12월 관련 첩보를 입수한 뒤 미국 마약단속국(DEA)과 공조로 장씨 신원을 파악하고 지난달 서울 노원구 장씨 주거지에서 장씨를 긴급체포했다. 검찰 관계자는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 장씨는 국내 판로를 물색하던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마약 사범이 연루됐는지 추가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마약 청정국의 위상이 이미 무너진 가운데 총기 밀수 사건까지 발생해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마약과 총기가 결합하면 국내에 없었던 ‘마약에 취한 총기난사’ 같은 초대형 범죄가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미국과 남미 국가들은 마약과 총기 탓에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겪어오고 있다.

신동협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는 “대한민국이 더는 마약 청정국이 아니며 비대면 온라인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총기 밀수까지 접근성이 좋아진 상황”이라며 대책을 주문했다.

실제로 최근 몇 년 새 총기 사고는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6년간(2017~2022년) 불법 총기로 인한 사고는 총 20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고의 사고는 12건이다. 지난해 10월에는 한 남성이 권총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이 발생했고, 2021년에는 현역 군인과 민간인이 외국에서 총기 부품을 몰래 들여와 사제 총기를 만들고 판매하다가 붙잡혔다.

인터넷을 통해 불법무기를 판매하는 홍보 게시글도 심심찮게 보인다. 적발 건수만 2019년 76건, 2020년 51건, 2021년 62건, 지난해 1~5월 기준 11건이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실탄이 발견된 사건만 지난달에 세 차례나 된다. 지난달 16일 인천공항 출국장 앞 쓰레기통에서 5.56㎜ 소총탄 1발을 환경미화원이 발견하고 공항 특수경비원에게 알렸다. 몽골인 남성이 22구경 권총 실탄 100발을 옮기려다 적발되고, 여객기 내에서 9㎜ 실탄 2발이 발견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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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범죄 대응 유관기관 협의회 결과 브리핑
마약범죄 대응 유관기관 협의회 결과 브리핑 마약범죄 대응 유관기관 협의회 결과 브리핑 - 신봉수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 10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기자실에서 마약범죄 대응 유관기관 협의회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고영종 교육부 책임교육지원국장, 김종호 관세청 조사국장, 김갑식 경찰청 형사국장, 신봉수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김명호 식약처 마약안전기획관,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 2023.4.10안주영 전문기자
대검찰청과 경찰청 등 마약범죄 유관기관들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검 청사에서 협의회를 열고 마약수사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마약범죄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한다고 밝혔다. 특수본은 기존 10배 규모(84→840명)로 구성됐다.
곽진웅·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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