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처 ‘올해의 과학계 사건’ 선정...뜨거운 ‘우주 전쟁’

네이처 ‘올해의 과학계 사건’ 선정...뜨거운 ‘우주 전쟁’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20-12-16 17:34
업데이트 2020-12-17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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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탐사선 쏘아 올린 美·中·UAE
기후변화로 인한 호주, 미국 등 세계 곳곳 산불
美 바이든 당선, 과학계 비정상의 정상화 기대

2020년 경자년도 보름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한 해가 끝날 무렵이 되면 ‘다사다난’이라는 단어를 관용구처럼 사용하는데 코로나19가 모든 이슈를 삼켜버린 올 한 해는 어느 때보다 다사다난했다.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코로나19 바이러스(SAS-CoV-2)가 전 세계를 휩쓸면서 지난 15일 기준으로 전 세계 누적확진자 약 7285만명, 사망자 약 162만명이 발생했고 경제·사회적 혼란까지 유발됐다.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는 ‘올해 주목받은 과학계 인사 10명’을 선정한 데 이어 ‘올해 과학계 사건’을 뽑았다. 대신 많은 사람의 입에 오르내린 코로나19 관련 이슈를 제외한 ‘코로나를 넘어: 올해를 만든 과학계 소식’을 선정했다.
지난 7월 30일 미국 플로리다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미국의 5번째 화성탐사로봇 ‘퍼시비어런스’를 실은 아틀라스V 로켓이 발사되고 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로이터 제공
지난 7월 30일 미국 플로리다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미국의 5번째 화성탐사로봇 ‘퍼시비어런스’를 실은 아틀라스V 로켓이 발사되고 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로이터 제공
네이처는 지난 7월 잇단 화성탐사선 발사와 역대 최악의 호주와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의 산불, 상온 초전도체 개발을 올해 주목해야 할 과학계 사건으로 꼽았다.

가장 먼저 꼽힌 과학계 소식은 우주탐사 특히 ‘화성 탐사’였다. 올해는 화성이 지구와 가장 가까운 위치에 놓이는 해로 우주선의 이동시간과 연료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많은 나라가 지난여름 화성탐사선을 발사했다.

가장 먼저 아랍에미리트(UAE)가 7월 20일 화성탐사선 ‘아말’(희망)을 발사했으며 사흘 뒤인 7월 23일 중국은 첫 화성탐사선 ‘톈원 1호’를, 30일에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5번째 화성탐사선 ‘퍼서비어런스’(인내)를 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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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리스·렉스호가 소행성 베누 표면에서 암석 표본을 채취하는 모습.  NASA 제공
오시리스·렉스호가 소행성 베누 표면에서 암석 표본을 채취하는 모습.
NASA 제공
지난 10월 20일에는 NASA에서 운용하는 소행성 탐사선 ‘오시리스·렉스’가 지구에서 3억 3400만㎞ 떨어진 소행성 베누 표면에서 암석 표본을 채취하는 데 성공했고 이달 초에는 일본 하야부사2호가 소행성 류구에서 채취한 암석을 지구로 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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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호주 남동부 지방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은 올해 2월 중순에 진화에 성공했다. 서울신문DB
지난해 9월 호주 남동부 지방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은 올해 2월 중순에 진화에 성공했다.
서울신문DB
또 지난 1월 호주 전역에서 발생한 산불과 시베리아 툰드라 지역, 남미 열대 습지, 미국 캘리포니아 일대를 삼킨 전례 없는 산불도 올해의 주요 과학계 사건으로 꼽혔다. 이들 산불 탓에 엄청난 인명, 재산 피해는 물론 생태계가 파괴되면서 전 세계 생물다양성에도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캘리포니아 산불은 산호세에 있는 132년 전통의 릭 천문대와 패서디나 윌슨천문대까지 위협했다. 이 같은 역대 최악의 산불 원인에 대해 많은 과학자들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가 결정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기후변화 때문에 북극해빙면적은 지난 9월 역대 두 번째로 작아진 것으로 기록됐다. 또 태풍, 허리케인 같은 열대 저기압의 규모와 강도가 점점 세지고 있으며 발생건수도 늘고 있다고 네이처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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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영상 15도에서도 작동 가능한 상온 초전도체 기술이 개발돼 과학계를 흥분시켰다.  네이처 제공
지난 10월 영상 15도에서도 작동 가능한 상온 초전도체 기술이 개발돼 과학계를 흥분시켰다.
네이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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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칼텍) 연구팀은 중력이 0에 가까운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물질의 제5상태’라고 불리는 ‘보스·아인슈타인 응축’이라는 특수한 상태의 물질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NASA 제공
지난 6월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칼텍) 연구팀은 중력이 0에 가까운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물질의 제5상태’라고 불리는 ‘보스·아인슈타인 응축’이라는 특수한 상태의 물질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NASA 제공
또 네이처는 지난 10월 미국 로체스터대 연구팀이 개발한 상온초전도체 기술을 주목해야 할 과학계 소식이라고 꼽았다. 로체스터대 연구팀은 섭씨 14.5도라는 상온에서 전기저항이 0이 도달하는 상온초전도체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1911년 초전도라는 성질이 밝혀진 지 100여년 만에 이뤄 낸 성과이다. 지난 6월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칼텍) 연구팀이 중력이 거의 없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물질의 제5상태’라고 불리는 ‘보스·아인슈타인 응축’이라는 특수한 상태의 물질을 구현한 것도 과학계 주요 이슈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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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46대 대통령으로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망쳐 놓은 기후, 환경, 보건의료 분야를 비롯해 과학계 전반이 정상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AFP 제공
미국 46대 대통령으로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망쳐 놓은 기후, 환경, 보건의료 분야를 비롯해 과학계 전반이 정상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AFP 제공
한편 네이처는 정치적 변화도 과학계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사건으로 꼽았다. 지난 11월 미국 대통령선거 결과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가 승리하면서 지난 4년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해 온 반과학적인 정책들이 원상복구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파리기후변화 탈퇴와 백신 효과에 대한 부정으로 코로나19 상황을 악화시킨 것으로 지적받았다. 네이처는 4년 전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때도 그의 당선이 과학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예상하면서 그해 주목해야 할 과학계 소식으로 꼽은 바 있다.

지난 5월 미국 미니애폴리스에서 발생한 조지 플로이드 사망사건으로 과학자들이 과학계에서도 여전한 인종, 성별에 따른 불평등을 지적하고 나선 것도 주목해야 한다고 네이처는 지적했다. 실제로 과학자들은 플로이드 사망사건 이후 과학계 내부의 불평등에 항의하고자 하루 동안 연구를 전면 중단하자는 ‘셧다운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2020-12-17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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