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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 모래바람 뚫고 51년만에 새역사

[아시안컵] 모래바람 뚫고 51년만에 새역사

입력 2011-01-07 00:00
업데이트 2011-01-07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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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8강 이상을 노리는 조광래 축구대표팀 감독은 줄기차게 세대교체를 시도했다. 부동의 스트라이커 박주영(AS모나코)의 파트너를 찾기 위해 유병수(인천), 석현준(아약스), 조영철(니가타), 지동원(전남) 등 많은 ‘영건’을 시험대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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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표(가운데), 조용형, 정성룡 등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6일 아시안컵이 열리는 ‘결전지’ 카타르 도하 국제공항에 입성, 교민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공항을 빠져나가고 있다. 도하 연합뉴스
이영표(가운데), 조용형, 정성룡 등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6일 아시안컵이 열리는 ‘결전지’ 카타르 도하 국제공항에 입성, 교민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공항을 빠져나가고 있다.
도하 연합뉴스
미드필더도 마찬가지였다. 그가 추구하는 ‘패싱게임’을 구현하기 위해 윤빛가람(경남), 이용래(수원), 구자철(제주) 등을 기용했다. 수비에서도 김영권(오미야), 홍정호(제주) 등을 시험했다.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효과도 있었고, 가능성을 확인하기도 했다. 그 결과 조 감독은 아시안컵을 앞두고 공격과 미드필더 진용에서 과감한 세대교체를 시도했다.

그런데 수비라인에는 이영표(사우디 알 힐랄), 이정수(알 사드), 조용형(알 라이안·이상 카타르) 등 남아공월드컵에 나섰던 경험 많은 선수를 중용했다. 또 이들은 모두 이른바 ‘중동파’다.

2000년 레바논 대회에 이어 11년 만에 중동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은 한국, 일본, 북한의 극동세와 사우디아라비아, 이란으로 대표되는 중동세가 맞붙는 무대다.

특히 홈이나 다름없는 카타르에서 대회가 열려 중동의 텃세는 더욱 거셀 것이 틀림없다. 또 한국은 월드컵 등 세계 무대에서 충분히 인정을 받았지만, 정작 아시아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중동 특유의 끈적끈적한 축구에 약했기 때문.

전·후반 90분 동안 경기를 잘 풀어나가다가 막판 역습에 무너지기 일쑤였다. 그래서 조 감독은 세대교체의 흐름을 거스르는 부담을 기꺼이 감수하면서 수비라인의 주축을 중동파로 채웠다. 51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을 차지하기 위한 조 감독 나름의 극약처방인 셈이다.

이들은 건조하고 일교차가 심한 사막기후와 줄기가 길고 잎이 짧은 중동잔디의 특성에 익숙하다. 선수 특성과 관중의 분위기에도 익숙하다. 그래서 수비 실수가 적다.

이영표는 이미 대표팀 부동의 왼쪽 수비수, 이정수는 중앙 수비의 한 자리를 차지했다. 중앙 수비가 전업인 조용형은 시리아전에서 중앙 수비수로 출전했다가 알 자지라전에서는 오른쪽 수비수로 자리를 옮기면서 멀티플레이어로서의 가능성을 보이는 등 기량에도 문제가 없다. 개개인의 경기력뿐만 아니라, 이들이 경험을 통해 습득한 중동축구에 대한 이해와 이에 대처하는 노하우도 대표팀 전력에 보탬이 된다.

중동파로 중동의 모래바람을 넘어서려는 조 감독의 ‘이이제이’ 전략이 효과를 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2011-01-07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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