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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한국 축구의 아이콘, 아시아의 자랑으로’

박지성 ‘한국 축구의 아이콘, 아시아의 자랑으로’

입력 2011-01-31 00:00
업데이트 2011-01-31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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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양발은 울퉁불퉁 일그러져 있었지만 그가 걸어온 길은 한국 축구의 역사였다’

박지성(30)이 2011 아시안컵 축구대회를 끝으로 대표팀 은퇴 결심을 밝혔다.

한국축구가 좁은 아시아 무대를 박차고 세계무대에 떳떳하게 나설 수 있었던 건 박지성의 출현이 컸다.

유럽 최고의 무대, 최고 팀에서의 활약상은 개인 영광을 넘어 한국과 아시아 축구의 자존심을 대변했다.

하지만 박지성이 걸어온 길은 처음부터 순탄하진 않았다.

수원에서 초중고를 마친 박지성은 다른 대표팀 선수들이 밟았던 엘리트코스와는 멀찍이 떨어져 있었다. 체구가 작아 상대 선수가 밀면 넘어지기 일쑤였다.

연고팀인 프로축구 수원 삼성에서도 그를 외면했고 박지성은 명지대학교 진학에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작은 기회가 찾아왔고 박지성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1999년 2월, 명지대 입학을 앞둔 박지성은 당시 올림픽 대표팀을 이끌던 허정무 감독과 ‘테스트 선수’로 인연을 맺었다.

허정무 감독은 당시 그라운드의 모든 구석을 누비던 박지성의 심장에 감탄했고 대성할 가능성을 간파했다.

허정무 감독과 인연을 계기로 날개를 단 박지성은 이듬해인 2000년 4월 5일 동대문운동장에서 열린 라오스와 아시안컵 1차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사람들은 여전히 수군거렸지만 박지성은 뛰고 또 뛰었다.

두 달 뒤인 6월, 박지성은 이란 테헤란에서 치러진 4개국 대회 마케도니아와 경기에서 보란 듯이 A매치 첫 골을 넣었다.

그해 9월 시드니 올림픽은 물론 10월 레바논에서 열린 아시안컵에도 출전, 부동의 태극마크 주인이 됐다.

그러나 그때까지만 해도 박지성은 그저 11명 대표팀 선수 중 한 명에 불과했다. 스타 플레이어급에는 한참 모자랐다.

때를 기다리던 박지성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오랜 설움을 털어내고 마음껏 날아올랐다.

박지성은 조별리그 포르투갈과 3차전(1-0 승)에서 천금 같은 결승골로 한국의 사상 첫 본선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골문 앞에서 보여줬던 차분하고 담대한 슈팅으로 박지성은 한국의 ‘4강 신화’ 발판을 놨고 전 국민의 뇌리에 자신의 이름을 아로새겼다.

월드컵 본선에서 골을 넣은 최연소 한국 선수라는 타이틀도 덤으로 따라왔다.

당시 거스 히딩크(네덜란드) 월드컵 대표팀 감독의 지휘로 월드컵을 준비하고 치르면서 박지성은 한국축구 세대교체의 선두 주자로 거듭났다.

박지성은 이후에도 한국 대표팀의 중원을 든든히 지켰다.

특히 큰 무대에서 세계 축구 강호들의 골망을 번번이 흔들며 한국 축구사에 큰 획을 그었다.

독일 월드컵에서 프랑스와 조별리그(1-1 무승부) 동점골, 남아공 월드컵에선 그리스와 조별리그(2-0 승)에서 쐐기골을 넣어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3회 연속 월드컵 본선 득점 기록도 썼다.

2002년 월드컵 당시 히딩크 감독과 인연은 드넓은 유럽 대륙으로까지 이어졌다. 이때부터 박지성은 한국축구의 아이콘을 넘어 아시아 축구의 자랑으로 거듭났다.

월드컵을 마치고 곧바로 히딩크를 따라 네덜란드 프로축구 PSV에인트호벤으로 건너 2005년 세계 최고 클럽인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에 전격 입단했다.

박지성은 맨유 유니폼을 입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정규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제패를 일궜다.

올 시즌에는 잉글랜드 진출 6년 만에 개인 최다골인 시즌 6호골을 터뜨려 맨유의 구세주로 거듭나며 최고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박지성은 한국 축구의 대들보를 넘어 어느덧 세계 축구 선수들의 우상이 됐다.

2000년 아시안컵에서 첫 태극마크를 달았던 박지성은 2011년 아시안컵 대회를 마지막으로 대표팀에서 떠났다.

박지성은 “대표팀 생활을 하며 이번 아시안컵 우승 실패가 가장 아쉬웠다”고 말하며 대표팀에서 떠났지만 11년간 그가 한국 축구에 남긴 위업은 영원히 살아 숨 쉴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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