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핸드볼코리아컵] 부상 턴 이은비 ‘에이스 본능’

[2011 핸드볼코리아컵] 부상 턴 이은비 ‘에이스 본능’

입력 2011-02-12 00:00
업데이트 2011-02-12 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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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설공단 승리 견인… 대회 첫 MVP

지난해 한국에서 치러진 세계여자주니어 핸드볼선수권대회 때였다. ‘세계 최강’ 노르웨이 스벤덴 톰 모르텐 감독은 입이 떡 벌어졌다. 한국의 이은비(21·부산시설관리공단)를 보고는 “스포츠카 페라리 같았다.”며 스피드와 체력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국은 대회 4위에 머물렀지만, 이은비는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그만큼 돋보였다. 사실 이은비는 2009년 쟁쟁한 언니들과 함께 국가대표 막내로 아시아선수권에 출격할 만큼 일찌감치 능력을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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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비 핸드볼 선수
이은비 핸드볼 선수
하지만 이후 슬럼프가 찾아왔다. 대표팀과 소속팀을 오가는 고된 일정에 부상까지 겹친 탓이다. 주니어팀에서나, 부산시설관리공단에서나 ‘에이스’는 이은비였다. 결국 혼자 다 책임져야 했다. 세계선수권과 슈퍼리그를 거치며 이은비는 점점 지쳐갔다.

몸은 결국 ‘아작’났다. 특히 무릎을 심하게 다쳐 힘겨운 재활을 했다. 허리부상도 겹쳤다. 재활에 매진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살도 붙었다. 광저우아시안게임 때도 제 컨디션이 아니었다.

지난해 12월 아시아선수권 때도 몸이 무거웠다. 강재원 대표팀 감독 앞에서 “전에는 골대가 정말 커보였다. 핸드볼도 쉽고 재밌었다. 그런데 이제는 어떻게 해야하는 지 전혀 모르겠다.”며 엉엉 울기도 했다. 그마저도 대회 중 오른쪽 손등뼈가 부러지면서 준결승, 결승 땐 벤치만 지켰다. 몸이 아픈 만큼 마음고생도 심했다.

그리고 50여일. 이은비는 ‘페라리’까지는 아니지만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11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1 SK핸드볼 코리아컵에서였다. 이은비는 A조 예선 1차전에서 만난 용인시청의 골망을 7번 흔들었다. 승부처에서 더욱 빛났다. 26-26으로 팽팽하던 후반 25분 이후 이은비는 팀의 5득점 가운데 4골을 책임졌다. 대표팀 포지션(레프트윙)과 다른 센터백을 맡았지만 노련하게 경기를 조율했고 화끈한 슈팅을 때렸다. 이은비와 원미나(9골) 등을 앞세운 부산시설관리공단은 31-28로 용인시청에 승리를 거뒀다. 경기 MVP로 뽑힌 이은비는 상금 100만원도 챙겼다.

이은비는 “지난해 세계선수권 이후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아 이번에도 슬럼프가 이어지면 어쩌나 긴장을 많이 했다. 초반에는 긴장했는데 후반들어 자신감이 생겼다. 팀이 4강에 오르는 것이 목표”라고 다부지게 말했다. 김갑수 감독은 “몸 상태나 포지션 적응 문제는 경기를 거듭할수록 좋아질 것”이라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남자부 A조에서는 상무가 한국체대를 32-28로 꺾었다. 신들린 선방을 보여준 골키퍼 이창우는 경기 MVP 상금 100만원으로 제대를 자축했다. ‘말년 병장’ 이창우와 고경수는 13일 전역, 조별리그 2차전부터 충남체육회 소속으로 출전한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2011-02-12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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