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 AG 보름만에 월드컵 출전 1만m 銀
이승훈(23)이 또 진화했다. 20일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7차대회 남자 1만m에서 12분 57초 27로 결승선을 통과,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우승을 차지한 밥 데용(네덜란드·12분 53초 17)에게 4초가량 뒤졌지만 지난해 밴쿠버 동계올림픽 때 세웠던 한국 최고기록(12분 58초 55)을 갈아치운 무서운 기세였다.늘 그랬듯 지친 기색은 없었다. 팔굽혀펴기 100만개를 하고도 쌩쌩한 ‘백만돌이’ 같았다. 400m 링크를 25바퀴 돌고도 거뜬했다. 랩타임도 그랬다. 첫 400m를 출전선수 중 가장 빠른 33초 8로 돌더니, 이후 매섭게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두 바퀴째 바로 30초 4로 랩타임을 내렸고, 줄곧 30~31초대를 유지했다. 마지막 바퀴는 30초 3으로 돌 만큼 스퍼트가 대단했다. 지난 밴쿠버올림픽 때처럼 네덜란드 J 베르흐스마를 추월하기도 했다. 그러나 마지막 조로 나선 밥 데용이 더 빨랐다. ‘올림픽 은메달리스트’는 19바퀴를 30초대로 끊는 저력으로 짜릿한 우승을 확정 지었다.
이승훈은 이달 초 끝난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에서 네 종목에 출전, 약 27㎞를 뛰는 강행군을 했다. 체력부담이 우려됐지만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며 다음 달 세계종별선수권대회(10~13일·독일) 전망을 밝혔다.
이날 은메달을 따내 종별선수권에서 톱랭커들과 겨루게 돼 기록을 단축할 가능성도 더 높아졌다. 이승훈은 앞으로 3주간 대회 출전 없이 ‘숨 고르기’에 들어간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2011-02-21 2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