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3父子 내셔널리그서 뭉쳤다

축구 3父子 내셔널리그서 뭉쳤다

입력 2011-03-11 00:00
업데이트 2011-03-11 16:32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부산교통公 박상인 감독, 아들 둘 선수로 영입 박 감독은 1975년 한·일戰서 골망 뚫은 ‘통쾌 슛’ 주인공

”두 아들 데리고 통합 우승하겠습니다.”

실업축구 부산교통공사를 이끄는 박상인 감독(59)의 목소리엔 자신감이 배어 있었다.

박상인 감독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프로축구 K리그 출신 선수 한 명을 영입했다.

다름 아닌 자신의 둘째 아들 박승민(28)이다.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뛰던 박승민은 상무에서 제대하고 나서 바로 형을 따라 아버지의 팀인 부산교통공사에 새 둥지를 틀었다.

큰아들 박혁순(31)은 2008년까지 프로축구 경남FC에서 뛰다 일찌감치 K리거 생활을 마감하고 이듬해 내셔널리그 부산교통공사로 이적했다.

어찌 보면 두 아들 모두 프로 무대에서 실패한 것으로 볼 수 있었지만 박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박 감독은 “축구선수는 소속팀이 어디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팀 내에서 최고 선수가 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지론을 펼쳤다.

비록 두 아들 모두 자신처럼 성인 대표팀의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지만 전혀 괘념치 않는다는 말이기도 했다.

실업축구 내셔널리그에 지도자로 몸담은 지 어언 6년째.

지도자로선 생소한 이름이지만 박 감독은 국가대표 미드필더 생활을 거쳐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뒤스부르크에서 2년간 활약할 정도로 선수로서 엘리트코스를 밟았다.

특히 1975년 서울 동대문 운동장에서 펼쳐진 한·일 정기전에서 터뜨렸던 통쾌한 슈팅은 아직도 오래된 축구팬들의 뇌리에 남아 있다.

당시 박상인의 슈팅은 일본의 골문을 통과하고서 골망까지 뚫어버려 TV 앞을 지키던 축구팬의 가슴을 시원하게 했다.

1983년에 국내로 돌아와 할렐루야를 거쳐 1988년 현대 호랑이 팀에서 선수생활을 마감한 박상인 감독은 은퇴하자마자 모교인 부산 동래고등학교 사령탑을 맡았다.

그러고는 14년간 묵묵히 부산의 축구 꿈나무들을 키워 냈다.

박 감독은 동래고 감독을 맡던 시절, 이미 두 아들과 한솥밥을 먹었다.

둘 다 자신의 모교인 축구 명문 동래고등학교로 진학시킨 것이다.

아이들은 눈빛만 봐도 통하는 아버지의 지도 아래에서 실력이 일취월장했다.

”동래고 시절 아들들 데리고 각종 대회를 휩쓸었다”는 박 감독은 “이번엔 실업축구 무대에서 ‘동래고 3부자’의 위력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큰아들 박혁순이 자신을 닮아 세밀하고 지능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미드필더라면, 둘째 아들은 저돌적인 돌파력을 자랑하는 공격수라고 소개했다.

박 감독은 안산 할렐루야에서 데려온 전재희에다 프로 출신인 두 아들의 보강으로 이번 시즌엔 기필코 ‘사고’를 치겠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전기 리그에서 2위, 후기 리그에선 8위로 통합 5위에 그쳤지만, 박 감독은 단일 리그 방식으로 바뀐 올 시즌엔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신했다.

더 나아가 리그 우승과 챔피언까지 거머쥐어 통합 우승을 일구겠다는 각오까지 서슴지 않고 드러냈다.

”사람들은 나에게 우승 복이 많은 지도자라고 말한다”는 박 감독은 스스로 ‘우승 청부사’라고 불렀다.

14년간 동래고를 이끌며 20회 이상 전국 대회 우승을 차지했고, 부산교통공사 지휘봉을 잡고선 2009년 전국체전, 2010년 내셔널축구선수권 정상에 오르는 등 집 거실에 쌓인 우승 트로피만 수십 개에 이를 정도다.

올 시즌 목표의 가장 큰 걸림돌은 아무래도 국가대표 출신 고기구를 영입한 대전 한국수력원자력과 디펜딩 챔피언인 수원시청, 오랜 명문팀인 울산현대 미포조선 등이 될 것으로 박 감독은 내다봤다.

하지만 박 감독은 “올해엔 부산교통공사의 돌풍이 몰아칠 것”이라며 3부자가 이끌던 ‘동래고 전성시대’를 실업축구 무대에서도 재현하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부산교통공사는 12일 오후 3시 울산현대 미포조선과의 내셔널리그 개막전에서 첫 항해를 시작한다.

’축구 3부자’가 이끄는 부산교통공사가 내셔널리그 제패를 이룰 수 있을지 기대된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연금 개혁과 관련해 ‘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44%’를 담은 ‘모수개혁’부터 처리하자는 입장을, 국민의힘은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각종 특수직역연금을 통합하는 등 연금 구조를 바꾸는 ‘구조개혁’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모수개혁이 우선이다
구조개혁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