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27년 만에 쿠바 격파

한국, 27년 만에 쿠바 격파

입력 2011-05-28 00:00
업데이트 2011-05-28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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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연패 끝 첫 승리…사상 첫 3-0 완승

‘빠른 배구’를 기치로 내건 한국 남자 배구가 27년만에 쿠바를 물리치는 쾌거를 이뤘다.

박기원 감독이 이끄는 배구 대표팀(세계랭킹 23위)은 28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1월드리그 국제남자배구대회 대륙간라운드 D조 1차전에서 쿠바를 3-0(25-20 29-27 25-18)으로 물리쳤다.

월드리그 결승 라운드 단골손님인 쿠바는 세계랭킹 4위의 강팀이다.

반면 한국은 지난 시즌 대륙간 라운드에서 12전 전패로 물러나 ‘아시아 강호’의 체면을 구겼다.

한국 남자 배구가 국제대회에서 쿠바를 물리친 것은 1984년 일본에서 열린 NHK배 대회 이후 무려 27년 만이다.

특히 한국은 쿠바에 37연패를 당한 끝에 감격적인 승리를 거둬 기쁨이 더했다.

또 쿠바에 세트 스코어 3-0으로 압승을 거둔 것은 한국 배구 역사상 처음이다.

1983년 열린 NHK배 대회에서 한국의 3-0 승리가 기록됐지만 이는 쿠바 대표팀이 경기장에 도착하지 않아 거둔 기권승이었다.

이날 승리로 쿠바와의 상대 전적은 4승44패가 됐다.

기적 같은 승리의 주역은 젊은 선수들이었다.

박 감독의 지도로 이달 초부터 빠른 배구를 익힌 선수들은 세터 한선수(대한항공)의 빠른 토스에 정광인(성균관대)과 최홍석(경기대·15점) 등이 호흡을 맞춰 시원한 강타를 터뜨리며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특히 정광인은 블로킹 3개와 서브에이스 2개를 포함해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20점을 쏟아부으며 새로운 스타의 탄생을 알렸다.

여기에 프로배구 2009~2010시즌 신인왕 신영석(우리캐피탈·15점)과 우리캐피탈의 새내기 김정환(9점) 등도 속공과 시간차 등 현란한 공격으로 쿠바 블로커들을 완전히 속여 넘겼다.

대표팀은 첫 세트부터 정광인과 최홍석의 빠른 공격을 앞세워 쿠바와 대등한 경기를 벌여 경기장을 뜨겁게 달궜다.

13-13에서 정광인의 서브에이스와 최홍석의 재치있는 공격이 이어지면서 17-15로 앞서간 한국은 20-17에서 이선규(현대캐피탈)가 천금같은 블로킹을 잡아내면서 승기를 잡았다.

한국은 23-20에서 정광인이 연속 득점하면서 먼저 1세트를 가져왔다.

2세트에도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접전이 이어졌다.

한국은 15-17에서 정광인의 서브에이스와 신영석의 속공, 상대 범실을 묶어 18-18까지 따라붙더니 김정환의 다이렉트 공격과 정광인의 서브에이스로 21-19로 뒤집는 저력을 보여줬다.

이어진 듀스에서는 신영석이 해결사로 나섰다.

신영석은 25-26부터 속공과 블로킹으로 4연속 득점에 성공하면서 승부처에서 흐름을 가져오는 해결사 역할을 완벽히 수행했다.

쿠바는 기세가 오른 젊은 대표팀을 막아내지 못했다.

한국은 3세트가 시작하자마자 정광인과 최홍석, 김정환, 하현용(상무) 등이 숨 돌릴 틈 없이 공격을 퍼부어 8-0까지 앞서 사실상 분위기를 가져왔다.

쿠바가 뒤늦게 추격에 나섰지만, 이미 여유롭게 점수를 벌린 한국은 24-18에서 쿠바의 서브가 네트를 넘어오지 못하자 코트에서 서로 부둥켜안고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한국은 29일 낮 같은 장소에서 쿠바를 상대로 2연승에 도전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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