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라컵 평창 국제알파인스키대회 가보니
12일 강원 평창군 용평리조트 레인보슬로프에서 막을 올린 제21회 휠라컵 용평국제알파인스키대회. 첫날 출전한 118명의 선수들이 차례대로 스타트 하우스를 출발, 깎아지른 듯한 은백색 슬로프를 질주한다. 파랑-빨강색의 기문 사이를 커다란 원을 그리며 요리조리 통과해 나가는 대회전(Giant Slalom) 경기다. 코스 길이는 1607m. 지난 1992년 대회가 시작됐으니 벌써 22년째다.![스키 국가대표 김민성(28·평창군청)이 12일 강원도 평창군 용평리조트에서 열린 제21회 휠라컵 용평국제알파인스키대회 1일차 경기에서 기문을 통과하고 있다. 대회조직위원회 제공](https://img.seoul.co.kr/img/upload/2012/01/12/SSI_20120112224638.jpg)
대회조직위원회 제공
![스키 국가대표 김민성(28·평창군청)이 12일 강원도 평창군 용평리조트에서 열린 제21회 휠라컵 용평국제알파인스키대회 1일차 경기에서 기문을 통과하고 있다. 대회조직위원회 제공](https://img.seoul.co.kr//img/upload/2012/01/12/SSI_20120112224638.jpg)
스키 국가대표 김민성(28·평창군청)이 12일 강원도 평창군 용평리조트에서 열린 제21회 휠라컵 용평국제알파인스키대회 1일차 경기에서 기문을 통과하고 있다.
대회조직위원회 제공
대회조직위원회 제공
그동안 이 대회는 한국스키의 ‘화수분’ 역할을 자처했다. 현재 지도자 생활을 하고 있는 한국스키의 간판 허승욱(40), 알파인 국가대표 감독 변종문(36)을 비롯해 2007년 창춘동계아시안게임의 스타 강민혁(32) 등이 예외없이 이 대회를 거쳐갔다. 지난해 1월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 활강·복합경기 금메달리스트 정동현(24·한국체대)도 지난해 이 대회에서 2연패를 일궈냈다.
그런데 벌써 두 세대 이상의 세월을 겪은 이 대회를 바라보는 스키인들의 속내는 그리 편치 않다.
한국스키의 부침(浮沈)이 그대로 녹아있기 때문이다. 당초 극동지역에서 열리는 일반 국제스키연맹(FIS) 컵대회로 시작했다. 세계선수권, FIS월드컵대회, 그리고 콘티넨털컵 시리즈에 이은 최하위급 대회였다. 그런데도 참가국수는 10~18개국에 이를 만큼 북적였다. 가장 성황이었던 1995년에는 외국 선수단만 115명에 달했다. 그러나 올해는 한국과 일본, 러시아까지 달랑 3개국이다.
●참가국 18→3곳으로… 옹색해진 대회
줄어든 규모, 옹색한 대회를 한눈에 알 수 있는 건 심판 수당이다. 기문심을 포함, 55명의 심판이 받는 하루 수당은 고작 3만원. 슬로프에서 만난 한 기문심은 “심판비라고 하기엔 쑥스러울 정도다. 차라리 교통비로 불러달라.”고 당부했다. 스폰서난도 한몫했다. 용평리조트가 독자적으로 시작, 경영난 속에서도 계속된 이 대회는 4년 전부터 휠라코리아가 타이틀 스폰서로 나섰다. 올해 대회에는 1억원가량을 지원했지만 번듯하게 대회를 치르기 위해선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관심은 동계올림픽 유치때만 반짝”
그러나 무엇보다 경기인들이 섭섭해하는 건 언론과 일반인들의 무관심이다.
변종문 알파인 국가대표팀 감독은 “20 18년 동계올림픽이 확정될 당시만 해도 모든 동계종목이 발전할 줄 알았지만 관심은 그때뿐이었다. 자세한 경기 기사는 고사하더라도 신문에 언제 무슨 경기를 한다고 한 줄이라도 나오면 바랄 게 없겠다.”고 말했다.
평창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2012-01-13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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