넵스마스터피스서 생애 첫승
“헬로, 빅토리!”양제윤
거대한 얼음이 쩍 갈라지기 전 아주 조금씩 금이 가는 시간과 소리를 참고 기다린다는 뜻의 ‘아이스 브레이킹’. 국가대표 등 화려한 아마추어 시절을 보낸 양제윤(20·LIG)이 투어 입문 2년 만에 첫 우승을 신고했다. 19일 강원 홍천의 힐드로사이골프장(파72·6623야드)에서 막을 내린 넵스마스터피스 4라운드. 양제윤은 버디 3개와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로 1오버파에 그쳤지만 전날 벌어 놓은 넉넉한 타수 덕에 생애 첫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상금 1억 2000만원. 그러나 우승으로 가는 여정은 험난했다.
2위 그룹에 4타 차 앞선 9언더파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양제윤은 11번홀까지 2타를 줄여 우승의 고삐를 바짝 죄었다. 그러나 러프와 벙커를 들락거린 13~14번 2개 홀에서 한꺼번에 3타나 까먹어 순식간에 타수는 8언더파로 내려앉았다. 6언더파까지 치고 올라온 2위 그룹에 2타 차까지 허용, 까딱하면 우승은 물 건너가는 듯했다.
그러나 직후 15번홀(파3). 양제윤은 거의 비슷한 자리에서 먼저 시도한 이명환(22·현대하이스코)의 퍼트 궤적대로 공을 굴려 버디를 컵에 뚝 떨군 뒤 얼굴이 다시 밝아졌다. 3타 차로 다시 벌린 뒤 2개 홀을 파로 막았다. 마지막홀 파퍼트가 홀을 외면했지만 우승은 바로 옆에 있었다.
최종합계 8언더파 280타로 우승한 양제윤은 “첫 우승이 이렇게 힘들 줄 몰랐다. 15번홀 버디가 사실상 챔피언 퍼트였다.”며 “지난주 대회 때는 벌에 쏘이는 등 별 일이 다 있었다. 우승은 하늘이 내린다는 말이 실감난다.”며 고개를 저었다.
홍천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2012-08-20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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