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여제’ 김연경, 곧 수술대 오른다

‘배구여제’ 김연경, 곧 수술대 오른다

입력 2012-08-20 00:00
수정 2012-08-20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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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올림픽서 무릎 부상 안고 출전 강행연합뉴스·뉴스Y 공동인터뷰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의 ‘대들보’ 김연경(24)이 2012년 런던올림픽이 끝나자마자 수술대에 오르게 됐다.

김연경은 20일 오후 연합뉴스와 보도전문채널 뉴스Y와의 공동 인터뷰에서 심각한 무릎 부상을 안고 출전을 강행한 사실을 담담하게 털어놓았다.

김연경은 이날 오전 병원에 들러 정밀검사를 받은 결과 오른쪽 무릎의 반월상 연골판이 파열됐다는 판정을 받았다.

반월상 연골판은 무릎 관절 내측과 외측에 각각 위치하는 초승달 모양의 섬유성 연골로 가장자리는 관절막에 붙어 있다. 연골판은 관절 연골에 영양을 공급하고 관절로 전해지는 충격을 완화해주는 등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김연경은 “브라질과의 런던올림픽 조별리그 3차전을 마친 뒤 무릎이 아팠다”면서 “자기공명단층촬영(MRI) 진단 결과 연골 손상 판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그럼에도 오른쪽 무릎에 테이핑한 채 출전을 강행했다. 이탈리아와의 8강 경기에서는 착지 도중 무릎을 삐끗해 상태가 더욱 악화했다.

경기를 치르면 치를수록 고통은 심해졌지만 김연경은 미국과의 준결승전, 일본과의 3-4위전 경기에서 이를 악물고 혼신의 투혼을 발휘했다.

올림픽 기간에 수많은 취재진이 여자 배구 대표팀의 출전 경기를 취재했지만, 김연경의 무릎 부상을 인지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 같은 김연경의 눈부신 활약으로 한국 여자 배구는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 이후 36년 만에 올림픽 4강의 쾌거를 이뤘다.

결과적으로 그를 기다리던 것은 영광만은 아니었다. 오른쪽 무릎에는 영광의 상처가 남았다.

김연경은 담당의사로부터 상태가 더 나빠지기 전에 조속히 수술을 서둘러야 한다는 권고를 받았다. 수술 후 적어도 8주간의 재활 기간을 거쳐야 한다.

그는 “올림픽이라는 중요한 대회를 부상 때문에 포기할 수 없었다”면서 “후회는 없다”고 했다.

이런 속사정도 모르고 대한배구협회는 김연경에게 9월10일부터 카자흐스탄에서 열리는 제3회 아시아배구연맹(AVC)컵 여자대회에 출전하라고 요청한 상황이다.

그는 “부상 때문에 AVC컵 대회에는 뛸 수 없을 것 같다”면서 “빨리 수술을 마치고 건강한 모습으로 코트에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아울러 김연경은 런던올림픽이라는 큰 대회를 통해 많이 성장하고 자신감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런던올림픽에서 여자배구 득점왕(Best Scorer)뿐 아니라 최우수선수(MVP)까지 거머쥐며 진가를 확실하게 인정받았다.

김연경은 “개인적인 상을 받아서 기쁜 것보다는 메달을 가져오지 못한 아쉬움이 더 크다”면서 “준비에 소홀함이 있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도 든다”고 했다.

그는 “하지만 2년, 4년 정도로 길게 보고 체계적으로 준비한다면 브라질에서 열리는 2016년 올림픽에서는 충분히 메달의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연경은 ‘터키와 같은 타지에서 오랫동안 혼자 생활하는 게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물론 힘들죠. 한국에 있으면 편하게 운동할 텐데 왜 이렇게 사서 고생하나 싶은 생각도 든다”고 했다.

그는 “하지만 한국 여자 배구가 세계화되는데 저와 같은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저처럼 해외 진출을 원하는 선수가 있으면 도와주고 싶고, 나중에 선수 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서 한국 배구의 발전을 돕고 싶은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계약 문제를 놓고 원소속팀 흥국생명과 여전히 갈등 관계에 있다.

김연경과 흥국생명, 대한배구협회 등은 지난 17일 서로 만나 대화를 나눴지만, 아직 접점을 찾지 못했다.

김연경은 “많이 답답하긴 하지만 잘 해결될 것으로 믿는다”면서 “계약 문제가 잘 풀려서 터키 리그에서 우승하고 최우수선수가 되는게 현재로서는 가장 큰 목표”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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