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손가락 골퍼 “세계를 정복하기엔 충분해”

두 손가락 골퍼 “세계를 정복하기엔 충분해”

입력 2013-03-29 00:00
수정 2013-03-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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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출신 막스 글라우어트, 이번 대회 50위 안 목표

“오른손 손가락은 두 개밖에 없지만 왼손은 온전히 다섯 개다. 세계를 정복하기엔 충분한 숫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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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스 글라우어트
막스 글라우어트
유러피언프로골프(EPGA) 투어에 오른쪽 손가락이 2개밖에 없는 선수가 화제를 뿌리고 있다. 28일 모로코 아디가르의 로열골프클럽(파72·6844야드)에서 개막한 EPGA 투어 핫산Ⅱ 트로피 1라운드. 독일 출신의 막스 글라우어트(28)가 출전 선수 틈에 끼어 힘차게 티샷을 날렸다. 1985년생인 글라우어트는 키 194㎝에 몸무게 90㎏의 건장한 체격이 돋보이는 선수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오른손에 엄지와 새끼손가락밖에 없는, 골프 선수로는 매우 치명적인 핸디캡을 안고 있다. 정상적인 골퍼라도 그립을 쥔 오른손의 5개 손가락이 균형을 잡지 못하면 거리나 특히 방향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러나 그는 드라이브샷 평균 비거리가 290야드에 달할 정도로 파워가 뛰어나다. EPGA 투어에서도 중위권에 해당하는 거리다. 2009년 프로로 전향, 2부 투어인 챌린지투어에서 뛰던 그는 2011년 6월 EPGA 투어 BMW오픈과 지난해 OBC오픈에 초청받아 출전했지만 모두 컷 탈락했다.

글라우어트는 어릴 때부터 부모님을 따라 테니스, 하키, 승마 등 다양한 스포츠를 함께하며 장애를 이겨내려고 노력했고 비록 2부 선수지만 E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작은 성공을 이뤄냈다. 그는 영국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내가 두 손가락밖에 없는 걸 알아차리고 깜짝 놀라곤 한다”면서 “허풍으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이번 대회에서 50위 안에 드는 것이 목표다”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다른 사람들처럼 다섯 손가락을 갖고 태어났다면 골프를 잘할 수 있었을까”라고 자문한 뒤 “난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최병규 기자 cbk91065@seoul.co.kr

2013-03-29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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