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전력 보강 LG·동부·인삼공사 ‘2강’ 모비스·SK 뛰어넘을까

[프로농구] 전력 보강 LG·동부·인삼공사 ‘2강’ 모비스·SK 뛰어넘을까

입력 2013-10-11 00:00
수정 2013-10-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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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4 프로농구 정규리그 12일 점프볼

프로농구(KBL)의 시즌이 돌아왔다. 지난 시즌 승부조작과 심판 금품 수수 등으로 얼룩졌던 KBL이지만 농구장을 외면하기에는 코트의 열기가 너무 뜨겁다. 공식 개막전인 12일 오후 2시 모비스-삼성(울산)전을 시작으로 내년 3월 9일까지 총 270경기(팀당 54경기)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일찌감치 챔피언결정전 직행 팀이 결정됐던 지난 시즌과 달리 올 시즌은 예측불허의 춘추전국시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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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수’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디펜딩 챔피언 모비스, 지난 시즌 전력을 거의 그대로 유지한 채 귀화 혼혈선수 박승리를 영입한 SK는 올해도 양강 체제를 형성할 전망이다. 지난해 뛴 외국인 선수와 모두 재계약한 두 팀은 용병 전력도 안정적이다. 그러나 LG와 동부, KGC인삼공사 등의 도전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 8위에 그친 LG는 오프시즌에서 가장 알차게 전력을 보강한 팀이다. 로드 벤슨을 모비스에 내준 대가로 김시래를 데려왔고,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문태종도 6억 8000만원이라는 역대 최고 연봉을 안기며 영입했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대학 최고의 빅맨 김종규(207㎝)를 뽑아 약점인 높이 문제를 단숨에 해결했다. 최근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7개 팀 감독이 LG를 다크호스로 지명했을 정도다.

동부의 선전을 예상하는 이들도 많다. 김주성(205㎝)-이승준(204㎝)-허버트 힐(203㎝)의 트리플 타워가 위력적인 데다 대학 최고의 포인트카드 두경민과 삼성에서 가능성을 보인 박병우 등 가드진도 보강됐다. 또 비좁고 낡은 치악체육관에서 새로 지은 원주종합체육관으로 이전해 선수들의 사기도 높아졌다. 체육관 바로 옆에 숙소가 건립돼 선수들이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됐다.

2011~12시즌 우승팀 인삼공사는 괴물 센터 오세근이 복귀한다. 리그 최고의 경기 운영 능력을 지닌 김태술이 건재하고, 5라운드부터는 박찬희(상무)가 가세한다. 이상범 감독은 미디어데이에서 “부상자가 많은 시즌 초반이 걱정이다. 3라운드까지 5할 승률만 하면 좋은 승부가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지난 시즌 여섯 시즌 만에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오리온스는 올 시즌도 다크호스로 주목받고 있다. 화려한 개인기를 갖춘 전태풍과 전자랜드에서 데려온 이현민의 가드진, 최진수-김동욱의 포워드진은 위력적이다. 지난 시즌 리바운드왕(경기당 평균 11.43개)에 오른 외국인 리온 윌리엄스도 기량이 검증됐다.

삼성은 새로 주장 완장을 찬 김승현의 부활에 기대를 걸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최고의 포인트가드로 군림했던 김승현은 지난 시즌 부상으로 평균 2.0득점 2.0어시스트의 ‘초라한’ 성적을 냈다. 만 35세로 선수로서는 황혼에 접어든 그는 오프시즌 동안 체중을 5㎏이나 줄이는 등 명예 회복을 노리고 있다.

지난 시즌 13승(41패)에 그치며 꼴찌의 수모를 당한 KCC도 전력이 좋아졌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김민구를 뽑아 가드진만큼은 어떤 팀도 부럽지 않다. 박경상과 김민구, 강병현, 김효범 등 자원이 넘쳐 교통정리가 필요하다. 타일러 윌커슨(201㎝)과 아터 마족(208㎝) 두 외국인이 골밑을 잘 지켜준다면 해볼 만한 시즌이라는 평가다.

전자랜드는 문태종과 이현민(이상 이적), 강혁(은퇴) 등 전력 손실이 컸다. 그러나 예비역 정영삼과 박성진이 젊은 선수들을 잘 이끌고 차바위 등이 성장하면 만만치 않은 팀이다. ‘악동’ 찰스 로드가 있어 많은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KT는 에이스 조성민의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으며,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위 장재석과 김현수의 성장을 바라고 있다. 유재학 감독과 함께 대표적인 명장으로 꼽히는 전창진 감독이 젊은 선수들을 얼마나 잘 키워낼지 주목된다.

새 시즌에는 의미 있는 개인 기록들이 여럿 나올 예정이다. 어시스트 4990개 기록 중인 주희정(SK)은 10개만 더 보태면 KBL 최초로 5000개의 금자탑을 세운다. 역대 2위 이상민(은퇴·3583개)과의 격차가 압도적이라 당분간 나오기 힘든 대기록이다. 가로채기도 1384개(1위)를 기록 중인 주희정은 조만간 1400개 돌파가 유력하다.

블록슛 898개를 기록 중인 김주성(동부)은 사상 최초로 900개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2004~05시즌부터 모비스를 지휘한 유재학 감독은 처음으로 10시즌 연속 한 팀을 이끈다. 김진 LG 감독은 정규리그 통산 300승에 단 1승만 남겨두고 있다. 유재학(425승), 전창진(376승) 감독과 신선우(362승) 전 SK 감독에 이어 네 번째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2013-10-11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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