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살부터 올림픽 꿈꿔…시상대 오르는 상상만으로 가슴 벅차”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가 연습 라운드에서도 못했던 홀인원을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무대에서 기록하고 기쁨에 젖었다.리디아 고는 20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골프코스(파71·6천245야드)에서 열린 대회 골프 여자부 사흘째 3라운드 8번 홀(파3)에서 홀인원을 기록했다.
140야드 거리인 이 홀에서 리디아 고는 7번 아이언으로 친 티샷을 그대로 컵에 넣었다. 옆바람이 불고 있어 중간 그립을 잡고 하던 대로 쳤는데 홀인원이 나왔다.
경기 후 리디아 고는 한국어 인터뷰에서 “연습에서도 없던 생애 첫 홀인원이다. 올림픽에서 첫 홀인원을 해서 너무 기분이 좋다. 이 순간을 항상 기억할 것”이라고 감격했다.
리디아 고는 지난 메이저대회인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 대회에서 두 차례나 홀인원에 가까운 상황을 맞았지만 성공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1라운드 17번 홀에서는 공이 홀에 들어갔다가 다시 나왔고, 2라운드 9번 홀에서는 핀을 맞고 튕겨 나와 홀인원에 실패했다.
리디아 고는 “홀인원 운이 없구나 생각하고 있어서 오늘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를 몰랐다. 기쁘기도 하고, 울컥하기도 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홀인원을 해본 적이 없으니 공이 어디까지 가는지만 보려고 했다. 들어가는지 안 들어가는지 보려는 생각은 안 했다”며 “그런데 공이 없어져서 ‘진짜 들어갔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펄쩍 뛰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울고 싶은 느낌도 들었는데 라운드 중 울면 안 되니 참았다”라며 처음 겪은 상황과 감정을 설명했다.
리디아 고는 “오늘 퍼팅이 앞선 라운드보다 잘 됐다. 후반에 바람이 엄청나게 세져서 샷을 가까이 붙이기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퍼트로 파로 잘 마무리했다. 버디 퍼트가 몇 개 들어가니 기분이 좋아져서 기세가 이어졌다”며 “오늘 플레이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리디아 고는 1, 2라운드까지 3언더파 139타로 공동 22위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홀인원에 더해 버디 4개를 만든 환상의 퍼팅으로 기세를 끌어올려 3라운드에서만 6타를 줄였다.
중간합계는 6언더파 65타로 공동 2위에 자리하고 있다. 단독선두 박인비(28·KB금융그룹)를 2타 차로 추격하고 있다.
리디아 고는 메달을 따는 순간을 생각하면 가슴이 벅차다고 말했다.
그는 “9살 때부터 뉴질랜드 대표로 올림픽에 나가는 꿈을 꿨다. 올림픽 첫날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몰랐다. 시상대에 오르는 것은 상상하는 것만으로 가슴 벅차다”고 즐거워했다.
하지만 집중력을 잃지는 않는다. 그는 “메달이나 시상대 생각은 하지 않겠다. 연습라운드처럼 생각하고 뛰겠다”며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았다. 한 샷 한 샷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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