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이티하드는 지난 28일 이 도시에서 5년 만에 가진 홈 경기를 통해 같은 연고지를 둔 라이벌 후리야를 2-1로 물리쳤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두 팀은 2011년부터 정부군과 반군이 교전을 벌이고 지난달 대대적인 공습으로 정부가 알레포를 탈환해 통치권을 되찾기까지 원정 경기만 리그 일정을 소화했다.
지금까지 시리아 리그는 두 주요 도시에서만 열려왔다. 따라서 알레포에서 경기가 재개됐다는 것은 리그 운영의 걸림돌 하나가 제거됐다는 간단치 않은 의미를 지닌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그라운드 잔디는 갈색에 가까웠고 겨울 추위 탓에 바짝 여위어 있었으며 경기장 곳곳은 공습 여파로 파손돼 있었다. 하지만 응원 열기는 어느 세계 다른 곳에서의 축구경기와 마찬가지였다고 방송은 전했다. 그러나 관중석에는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얼굴 사진이 붙여져 있었고 옆줄 근처에는 폭동진압 장비를 갖춘 경찰들이 배치됐다.
그러나 관중들은 북소리 장단에 맞춰 응원가를 부르고 팀 색깔에 맞춘 깃발을 흔드는 등 들뜬 분위기였다. 알 이티하드 선수 오마르 하미디는 경기에 앞서 “5년 만에 (알레포) 경기장에 돌아온 느낌이 어떤지 말할 수 없을 정도”라며 “내 가슴이 빠르게 뛰고 있다”고 말했다.
후리야 선수인 피라스 알 아마드는 이번 시즌 팀이 경기를 벌여온 연안 도시 라타키아에서 알레포까지 이동하느라 이날 부진했지만 고향에 돌아와 기쁘다고 말했다. “알레포에서 경기하는 건 우리 권리다. 그리고 우리는 알레포에서 더 잘 뛰었다. 우리 팬들과 함께 경기한다면 팀 성적도 나아질 것이다. 알레포의 명성을 높이길 바란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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